두산불펜도 벌떼야구로 활로 찾는다

입력 2016-08-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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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성배-함덕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은 12일 삼성전을 8-7로 이겼음에도 이례적으로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6-3 리드를 불펜이 못 지켜냈기 때문이다.

두산의 불펜 고민이 만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이 꽤 긴 시간 준비했던 젊은 불펜투수들의 1군 정착이 더뎌지며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 전반기 두산 불펜진을 떠받치다시피 했던 정재훈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 상태다. 마무리 이현승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불펜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자 선발진과 야수진도 심적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후반기 1위를 위협받으며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금이 바닥이니까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있다. 적어도 겉으론 그렇게 보이려 하고 있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김 감독은 11일 삼성 2연전을 앞두고 “불펜투수가 많으니까 돌려쓰다보면 잘 던지는 투수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씁쓸하게 웃었다. 상황에 따른 불펜 투수의 변형 기용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보직을 명확하게 할당하는 방식의 불펜 운영으로 풀어가기 어렵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한 듯하다.

실제 12일 삼성전에서 두산은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6-7로 뒤집혔고, 다시 8-7로 재역전승을 거뒀는데 7회 4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불펜의 교체 타이밍이 중요해졌음이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선발 보우덴이 무사 1루에서 내려간 뒤 김성배~윤명준~함덕주까지 3명의 투수가 나섰음에도 6-7로 역전을 당했다. 특히 불펜의 키맨인 윤명준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볼넷 2실점을 했다.

오히려 뒤에 나온 함덕주와 고봉재가 0.2이닝씩을 잘 막았다. 9회 나온 민병헌의 결승 희생플라이 덕분에 고봉재는 행운의 데뷔 첫 승까지 얻었다. 이어 9회는 어쨌든 이현승의 몫이었다.

두산이 심혈을 기울였던 김강률, 조승수, 성영훈, 이현호, 진야곱 등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이제 불펜은 임시방편적 운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상무에서 제대하는 이용찬이 9월 하순 복귀하면 포스트시즌에서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이제 벤치의 투수교체 선택과 타이밍에 두산의 1위 수성이 달렸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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