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맨손 캐치가 위험한 이유

입력 2016-08-1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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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NC 선두타자 김준완의 타구에 손가락을 강타한 LG 우규민이 이닝을 마친 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투수들한테는 농구도 하지 말라고 해요. 손가락이 다칠 위험이 있거든요.”

LG 양상문 감독이 투수들에게 하는 뼈 있는 충고다. 투수의 생명은 손이다. 제구는 손 감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투수들이 타구를 향해 손을 뻗는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
야구 관계자들은 “본능적인 움직임이라고 하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LG 우규민은 12일 잠실 NC전 3회초 김준완의 타구가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자 오른손을 내밀었다. 타구는 오른 손가락을 강타했고 그는 통증에 괴로워했다. 다행히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크게 다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A구단 감독은 몇 년 전에 상습적으로 타구에 손을 내는 투수에 대해 벌금을 매겼다. 투수로서 선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제재를 가한 것이다. B구단 감독도 C선수가 타구를 손으로 잡으려고 하자 “나중에 크게 야단쳤다”며 “선수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투수들이 손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감독 역시 “투수는 손이 생명이다. 예민한 손 감각으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며 “타구가 날아오면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 수는 있다. 예전에는 투수도 또 한 명의 야수라고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손은 타박상을 입어도 오래 간다. 감각이 무뎌진다.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고 강조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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