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발투수의 가치를 측정하는 여러 기록 중 승리는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요소다. 그러나 5이닝 7실점을 해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종목이 야구다. 다승은 그 명성에 비해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평가 항목에서 뒤로 한참 밀리고 있다.
2015시즌부터 팀 당 144경기를 치르고 있는 KBO리그는 점점 더 선발투수의 내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이 지난시즌을 앞두고 장원준을 4년 총액 84억원에 영입한 이유도 기복 없는 꾸준한 등판 기록, 내구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 차우찬(29)은 그런 면에서 올 시즌 매우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차우찬은 16일까지 올 시즌 16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그 중 15경기에서 100개 이상 투구를 했다.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투구수는 111.1개로 리그 전체 1위다. 올 시즌 유일하게 100개 이하 투구를 한 경기는 7월 7일 대구 LG전이다. 이 경기를 제외하고는 선발 등판할 때마다 100개 이상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차우찬은 “항상 혼자 힘으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등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최대 능력치를 매 경기 쏟아 붓겠다는 에이스다운 책임감이다.
차우찬의 강점은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해도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우찬은 투구수 91개에서 105개 사이에서 총 54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피안타는 단 9개뿐이었다. 91~105개 구간에서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은 똑같이 0.188이며 피홈런은 단 1개도 없었다.
같은 좌완 선발인 KIA 양현종의 경우, 이 구간에서 73명의 타자를 상대해 홈런 4개, 피장타율 0.449를 기록했다. 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도 같은 구간에서 홈런 4개, 피장타율 0.447을 보였다. 그만큼 차우찬은 투구수가 90개를 넘긴 상황에서도 볼끝이 날카로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방어율은 5.27로 좋은 편이 아니지만 초반에 대량 실점해도 어떻게든 100개 이상 투구로 버티고 있다. 선발 등판 평균 이닝 소화는 6회로 리그 전체 8위다. 1위는 KIA 헥터 노에시로 평균 6.2이닝이며 6.1이닝을 기록하고 있는 공동 2위가 6명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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