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이 야심 차게 기획한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백성현과 함께 한 “너 보러 왔어” 지금 시작합니다.(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권보라 기자(이하 권 기자): 만나서 반가워. ‘닥터스’ 잘 봤어. 의사 역할은 처음인데 어렵지 않았어?
성현: 다른 출연자들하고 함께 인천 길병원에 가서 뇌종양 수술을 참관했어. 또 영국이가 레지던트 3년 차라 실제 같은 연차 레지던트를 만나 여러 가지 조언을 들었지. 아무래도 의학용어가 어렵고 익숙하지 않아서 그걸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어.
권 기자: 수술 장면을 직접 봤다고 했는데 좀 거북하거나 그러진 않았어?
성현: 솔직히 피를 보는 게 좀 힘들 수도 있는데 거북하다기 보다 의사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
전효진 기자(이하 전 기자): 그럼 의학용어 말고 ‘닥터스’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뭐야?
성현: 아무래도 분량? 영국이가 간간이 등장하기 때문에 서우(이성경)과의 관계 변화를 이해시키는 게 힘들었어. 대사 톤이나 캐릭터를 다양하게 넓혀가려고 시도를 많이 한 거 같아. 다행히 후반에는 우리 커플을 응원하는 시청자들도 생겨서 좋았어.
권 기자: 극에서 안경을 끼고 나오잖아. 안경 낀 모습은 처음 보는 거 같은데 잘 어울리더라?
성현: 시력이 0.2로 실제로도 눈이 나빠. 배역에 맡게 맞춘 안경이지만 지금은 진짜 내 안경이 됐어. 작품에서 안경을 끼고 출연한 게 처음이라 처음에는 화면 속 내 모습이 어색했어. 연기할 때도 앞에 안경이 가리고 있으니까 표정, 눈 연기를 더 과장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지.
성현: 반가웠지. ‘천국의 계단’ 이후 연락을 안 하고 지냈는데 13년 만에 ‘닥터스’를 통해 만났어. ‘우리가 드디어 같이 하는구나’ 싶었어.
권 기자: 정말? 13년 동안이나 연락을 안 했다니 의외네.
성현: 신혜가 학교 후배라 오고 가고 만난 적은 있지만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해. 나는 여사친이 아예 없어. 동료는 있을지언정 사적으로 개입은 안 한해. 박신혜 이성경과 친하게 지내도 딱 작품 안에서만 교류해. 작품 끝나면 사적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아.
전 기자: 그렇구나, 작품에서는 주로 스윗한 이미지였잖아. 실제로는 상남자, 스윗가이, 소년 중 어느 모습에 가까워?
성현: 남자 남자 상남자. 운동 좋아하고 남자들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해. 주로 스윗한 캐릭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연기를 하면서 답답할 때도 있었어. 특히 ‘닥터스’ 영국이 같은 경우도 나였으면 서우에 대한 감정 표현을 좀 더 했을 거야. 물론 막상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면 망설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영국이도 친구로라도 서우와 지내려고 타이밍을 기다렸던 걸까?
성현: 고등학교 때. 짝사랑을 오래 한 적이 있었어.
전 기자: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그럼 애인한테도 그런 편이야?
성현: 아니. 여자친구한테는 굉장히 다정하게 하려고 해. 애정표현도 많이 해(웃음). 연애할 때 여자친구랑 항상 붙어 있으려고 하는 편이고.
권 기자: 우와 다정하네~ 그러고 보니 오래 활동한 것에 비해 열애설이 없었어.
성현: 연예인을 안 만나서 그런가 봐.
전 기자: 특별히 동종업계 사람은 거리를 두는 거야?
성현: 동종업계 사람을 꺼리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일반인들만 만났어. 난 주위에 연애하는 걸 감추지도 않아. 어렸을 때는 괜히 걸릴까 봐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감추는 건 상대방에게 예의가 아니고 마음도 불편하더라고. 그냥 남들 연애하듯이 다녔는데 안 걸렸네! 하하. 그렇다고 굳이 내가 먼저 발표하진 않을 거야.
성현: 난 외동아들인데 부모님한테도 애교가 없는데 여자친구와 반려견만이 내 애교를 볼 수 있어.
권 기자: 정말? 어떤 식으로 애교를 부리는데?
성현: 다양한 애교를 부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목소리로 달콤하게 이야기하거나 사랑을 속삭이거나 성대모사도 해주고. 그런데 촬영을 들어가면 자주 못 보니까 불화와 오해가 생기고 결국 이별하게 되더라.
전 기자: 주로 작품 활동이 이별의 이유야?
성현: 응. 난 작품을 시작하면 거기에 올인해야 해. 세 작품 정도 지나면 여자친구가 결국 못 참고 떠나더라고.
권 기자: 그럼 이별하면 후유증이 심한 편이야?
성현: 난 가벼운 연애를 안 해서 이별 타격이 크더라고. 단순히 애인이 아니라 친구이자 선생님이자 다양한 존재였기 때문에 공허함이 커.
전 기자: 그럼 혹시 이별하고 운 적도 있어?
성현: 응. 이상하게 이별을 하면 많이 울어. 스스로 많이 찌질해지더라.
성현: 할 수만 있다면 일찍. 30대 초반에는 하고 싶어. 물론 좋은 사람이 나타나야겠지만. 결혼하면 좀 더 안정적인 삶을 이룰 거 같아. 결혼한 형들은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도 하는데 난 노는 것에도 미련이 없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도 다니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공유하면서 살고 싶어.
권 기자: 그렇게 순정파면 정통 멜로도 욕심이 나겠다.
성현: 맞아. 멜로 욕심이 커. ‘닥터스’ 때도 더 달달한 거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 아쉬웠어. 진한 사랑 이야기 정말 해보고 싶어. 로맨틱 코미디보다 깊이 있는 정통 멜로를 좋아해.
전 기자: 아역 출신이다 보니 나이에 비해 필모가 정말 대단하더라고.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까지 넘나들고...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어?
성현: 연기에 있어서는 사실 장르를 가리지는 않아. 어렸을 때는 흥행에도 욕심이 있고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가 뿌듯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 흥행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 작품을 하고 싶다. 소신 있게 선택하려고 해.
성현: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느꼈어. 무대는 관객들에게 바로바로 평가를 받으니까 이제는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해야겠다 싶었어. 하루하루 무대에 서 보니 내가 와 닿지 않는 연기를 하는 것만큼 힘든 게 없더라고.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느낌까지 들었어. 인기 정말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아직 책임질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작품에 열정을 갖고 하고 싶어.
전 기자: 나이에 비해 생각이 굉장히 성숙하다. 그런 영향을 준 선배들이 있어?
성현: 영화 ‘말아톤’에 함께 출연했던 승우형이랑 드라마, 영화에서 만났던 황정민 선배.
권 기자: 그러고 보니 두 배우 모두 영화 무대 드라마를 넘나드는 배우들이네.
성현: 응. 두 선배가 내 롤모델이야. 선배들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나도 비슷한 방향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거 같아.
성현: 솔직히 힘들었어. 몸도 쓰고 노래도 해야 했고. 그래도 무대에 서는 건 즐거운 일이야. 관객들과 한 편의 드라마를 쭉 함께 한다는 것, 끝났을 때의 희열, 뿌듯함은 경험을 해봐야지만 알 수 있지. 꾸준히 무대에 서고 싶어.
전 기자: 뮤지컬을 하려면 노래 실력도 좋아야 할 텐데 그럼 지금도 계속 연습 중이야?
성현: 노래 레슨은 꾸준히 시간 있을 때마다 받아. 연기는 기술적인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건 진정성이라고 생각하고. 연습량이 얼마가 되냐가 중요해. 근데 노래를 배우니까 대사 톤도 자연스러워지더라. 템포, 리듬감이나 흐름이 좋아져.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돼.
권 기자: '닥터스‘ 가 이제 막 끝났는데 다음 계획이 있어? 휴식이 먼저인가?
성현: 아니. 바로 차기작을 들어가고 싶어.
전 기자: 설마 워커홀릭?
성현: 맞아. 한 달만 쉬어도 미칠 것 같아.(웃음) 놀다 보면 내가 마치 잉여인간이 되는 기분이야. 여건만 된다면 쉬지 않고 작품을 하려고.
성현: 소신 있게 말할게. 없어.
전 기자: 정말로?
성현: 시놉시스를 읽을 때마다 달라져. 욕심이 많은가 봐. 하하. 선한 이미지라 악역 캐스팅 제의가 상대적으로 적긴 하네. 그래서 대체적으로는 악역을 맡고 싶다고 해. 이왕이면 사이코패스라면 더 좋겠네.
전 기자: 사이코패스 좋은데? 그럼 소신 있게 물어볼게. ‘닥터스’가 끝나고 새로 시작하는 월화 드라마 뭐 볼 거야?
성현: 음....그래도 우리 식구가 나오는 ‘구르미 그린 달빛’을 봐야 하지 않을까?
권 기자: 이야~ 의리남이네.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 워커 홀릭이니까 금방 또 만날 수 있겠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