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세계 6위’ 한국여자야구의 희망과 과제

입력 2016-09-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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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후원 2016 WBSC 여자야구월드컵’에서 한국은 10일 일본에 0-6으로 패하면서 6위로 대회를 마쳤다. 11일 일본-캐나다의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며 발전 가능성도 동시에 확인했다. 기장(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시작된 ‘LG 후원 2016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여자야구월드컵’이 11일 캐나다-일본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세계랭킹 11위로 조별리그 통과조차 불투명했던 한국은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6위에 오른 자체로 큰 수확이었다. 비록 슈퍼라운드에서 4전패로 물러났지만, 세계 최정상급 국가들과 맞붙을 기회를 얻었다. 그 속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한국여자야구의 발전 가능성도 확인했다. 여러 모로 의미가 큰 대회였다.

기장(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슈퍼라운드 진출, 소기의 목적 이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조별리그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1차전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파키스탄을 잡고, 쿠바와 베네수엘라 중 한 팀을 잡아야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한국은 3일 파키스탄전을 11-0, 6회 콜드게임승으로 마친 뒤 4일 세계랭킹 8위 쿠바마저 4-3으로 꺾으며 슈퍼라운드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베네수엘라 외에 대만, 호주, 일본 등의 강팀과 상대하며 국제경쟁력을 키웠다. 대표팀은 큰 전력차에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슈퍼라운드까지 세계랭킹 1위 일본을 상대한 6개팀 중 최소실점(6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승에 진출한 일본과 캐나다 감독도 한국여자야구의 발전속도에 놀랐다. 오쿠라 고이치 일본 감독은 “한국여자야구의 발전속도가 무척 빠르다.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다”고 했고, 안드레 라찬스 캐나다 감독은 “한국여자야구는 2008년 처음 상대했을 때보다 크게 발전했다.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면에 짜임새가 생겼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장(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수비의 차이, 넘을 수 없는 벽

슈퍼라운드를 치르며 드러난 한국의 최대 약점은 수비였다. 투수가 내야 땅볼을 유도해도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못했다. 도루저지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12명의 소프트볼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번 대회 엔트리에 합류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경기장 규격이 다르다. 마운드에서 홈까지 거리는 야구가 18.44m인데, 소프트볼은 12.19m에 불과하다. 누간 거리도 야구 27.43m, 소프트볼 18.29m이다. 송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소프트볼 국가대표 배유가(경상남도체육회)는 “직접 뛰어보니 그 차이(길이)를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는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안타성 타구를 손쉽게 잡아 아웃카운트를 늘린 일본 야수들과 가장 비교된 대목이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훈련한 선수들과 견줘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팀 이광환 감독은 “소프트볼과 야구는 주루와 수비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어떤 형태로 한국여자야구를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부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장기적인 선수 육성, 실천으로 옮겨라

선수 육성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동기부여 없이는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리틀야구부터 시작해 대표팀 에이스로 성장한 김라경과 같은 사례가 나와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리틀야구 팀에 여자선수를 최소 한 명씩 뛰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야구는 몸싸움이 적어 여성들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전국체전 종목에 들어갈 수 있게끔 실업팀을 활성화하는 등의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장(부산)|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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