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열풍②] 시간·장소·상황에 딱! 이영, 조선 패셔니스타

입력 2016-10-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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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사진제공|KBS미디어

이영 곤룡포·침소복 등 다양한 변주
홍라온 핑크빛 한복 여성미 빛 발해

‘영온커플’(사진)은 조선시대 패셔니스타라 해도 손색이 없다. 비결은 ‘T.P.O(Time·Place·Occasion)’다.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내관 홍라온(김유정)은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 의상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사극의 의상과 장신구가 이 정도로 눈길을 끈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두 사람의 완벽한 소화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의상감독인 이진희 한복 디자이너는 왕세자라는 위상과 예술을 좋아하는 이영의 성격을 최대한 드러내려 했다. 왕의 곤룡포와 침소복, 무복에 평거복을 “다양한 변주”한다. 빨강과 남색에만 갇히지 않고 연보라, 하늘, 민트, 분홍 등 밝은 톤으로 깊이감과 무게감을 주면서도 청년의 감성을 유지한다. 홍라온이 여성으로서 이영 앞에 섰을 때 입은 옅은 핑크빛 한복은 여성의 매력이 가장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은 “대부분 박보검을 위한 디자인”이라며 “의상을 통한 캐릭터의 감정 표출을 의도했고 이를 박보검이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SNS에 “옷에 담으려던 메시지를 한 몸인 듯 완벽하게 다 살려낸 연기자는 처음인 것 같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을 더욱 눈부시게 해주는 건 장신구다. 특히 박보검이 극중 착용하는 8개의 상투관은 100% 수공예 작품. 한 개를 만드는 데 약 보름이 소요되며, 박보검 시착 후 수정과 보완해 완성된다. 기존 디자인과 겹치지 않게 하는 데 꽤 많이 공을 들였다.

장신구 담당 김성은 실장은 “극중 왕세자가 나이가 어려 고루함을 피하기 위해 금색보다 은색을 주로 활용했다”며 “‘박보검을 위한 것’처럼 어느 한 사람을 위해 디자인하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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