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영화 ‘춘몽’ 기자회견에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퍼포먼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어렵다. 마음이 되게 무겁다. 내가 쓴 글귀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SNS에 ‘크레이지 코리아’라고 올린 건 내 개인적인 심경이다.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그저 내 안의 것들을 분출하고 싶어서 영화를 했던 놈인데 연출과 출연을 하다 보니까 ‘나 또한 큰 산 안에 있는 한 사람이구나’ 싶더라. 부산국제영화제에 아픈 일들이 있었는데 보니까 나도 이 거미줄 안에 놓인 사람이었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고 이를 통해 하고 싶은 것을 소리내는 사람이 아니라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이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양익준은 “엄청나게 고민했는데 내가 레드카펫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게 합당한지 모르겠다. 이번에 배우로 왔기 때문에 개막작으로 만나겠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시청 앞에서 속옷만 입고 뒹굴고 싶다.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3~40년 된 영화제가 되면 안 건드리지 않겠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표현이 중요한데 우리는 이를 차단당하는 무시무시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선택할 때 누군가가 강제로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부모는 자식의 선택을 바라봐줘야 한다. 그들은 그런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란다”면서 “그냥 일상을 잘 살고 싶다. 그런데 왜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를 해야 하고 잘 때도 대통령 꿈을 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편하게 살고 싶다”고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춘몽’은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의 10번째 장편영화로 연기자 한예리와 이주영을 비롯해 감독 겸 배우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이 출연한 작품이다.
한편, ‘춘몽’으로 축제의 문을 여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 동안 관객들을 만난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