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본전, 잘 하면 영웅” 영광의 주인공 돼라!

입력 2016-10-10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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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못 해도 본전, 잘 하면 영웅이다. 다들 영웅 한 번 돼봐라!”

LG 박용택(37)은 10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단기전은 누가 영웅이 돼도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주목 받는 선수보다 신진급 선수들이 ‘깜짝 스타’로 부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02년 LG-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신인이던 박용택이 맹활약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올해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관전 포인트 역시 어느 팀에서, 어떤 선수가 영웅으로 등극하느냐다. 두 팀은 올 시즌 내내 성적보다는 리빌딩에 초점을 맞춰왔다. 예상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권까지 거머쥐었다. 두 팀에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보니 어떤 선수가 주인공이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관건은 부담감이다. 특히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은 단기전의 긴장감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가을야구라는 특수성 때문에 분위기에 압도당할 수도 있다. 베테랑 이범호(35·KIA)까지도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미디어데이에서 “고참이든, 신참이든 경기 전에는 긴장이 될 것 같다”며 걱정했다.

박용택이 선수들에게 “못해도 본전”이라는 얘기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두 팀은 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란 듯이 뒤집고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포스트시즌은 그야말로 보너스게임이니 편안하게 임하라는 배려가 담겨있다.

여기에 ‘영웅’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가을에 조금만 잘 하면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즐거움을 알려주며 동기부여를 했다. 박용택은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가 오히려 잘 할 수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선수가 있으면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영광의 주인공이 튀어나오길 바랐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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