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무리수? NC 김경문 감독, 특유의 뚝심 통했다

입력 2016-10-21 2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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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을 대표하는 수식어 중 하나가 ‘뚝심’이다. 한 번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밀어붙이는 고집이 있다.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도 김 감독의 뚝심이 빛났다.

김 감독은 이날 에릭 테임즈가 빠진 4번타자 자리에 권희동을 넣었다. 파격적 기용이었다. “앞으로 중심타선을 맡아줄 선수”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모험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권희동은 4회 무사 1·3루의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7회까지 3타수 무안타. LG 헨리 소사의 빠른 공에 타이밍조차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끝까지 권희동을 믿었다. 0-2로 뒤진 9회 선두타자 박민우가 안타를 치며 무사 1루가 됐을 때 대타 카드가 이호준, 모창민 등이 있었지만 권희동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LG 임정우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권희동의 안타는 승리의 발판이 됐다. 다음 타자 지석훈이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어지 1사 1·3루서 대타카드 이호준이 동점적시타를 때려냈다. 1사 만루서 용덕한의 끝내기안타가 터지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9회까지 점수가 안 났으면 감독이 욕을 먹는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9회에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줬다. 특히 (역할을 해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발로 나온 해커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역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권희동의 9회 기용에 대해서도 “오늘 경기만 경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야구도 올해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었고, (권)희동이는 앞으로 우리 팀에서 역할을 해줘야하는 선수여서 끝까지 믿었는데 다행히 안타가 나왔다”며 “이호준 선수도 대타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너무나 귀중한 타점을 올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감각을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며 “타격페이스는 괜찮다고 보지만 2차전은 좋은 투수(데이비드 허프)가 나오니까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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