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의 투혼 “당연히 경기 뛰어야죠”

입력 2016-11-02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박건우.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박건우는 10월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8회말 2사 3루에서 주자로 있다가 상대 폭투 때 홈으로 파고들었는데 홈에서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NC 에릭 해커에게 무릎 윗부분을 밟혔다. 해커는 송구를 잡기 위해 점프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박건우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박건우는 부상 후에도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덕아웃에 앉아 중계카메라를 향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심지어 코칭스태프에게 9회까지 뛰겠다는 말을 했다. 그는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KS 3차전에서 만나 자리를 지킨 이유를 묻자 “(정)수빈이가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그런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팀이 이기고 있어서 승리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서 아픔을 참고 있었다”고 의젓한 대답을 건넸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 3루 NC 와이드피칭 때 3루주자 두산 박건우가 홈으로 달려 역전 득점에 성공하며 NC 해커와 충돌해 부상을 당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박건우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무릎 위쪽이 스파이크 징 때문에 살이 찢겨 피가 흘렀다. 지금 피는 멈췄지만 멍은 여전하다. 그도 “솔직히 아팠다. 어떻게 안 아플 수 있겠느냐”며 말하고는 “그래도 경기 뛰어야한다”고 경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도 박건우가 괜찮다고 하자 그를 이날 리드오프로 내보냈다. 박건우는 “나가겠다고 하면 (김태형) 감독님이 안 내보내주실 줄 알았는데…”라며 웃어보였지만 “농담이다. 당연히 뛰어야한다. 지금 괜찮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4-0으로 앞선 2사 2·3루서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