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돌아가고픈 때? 없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입력 2016-11-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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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

■ 16일 개봉 ‘가려진 시간’으로 3연타석 홈런 노리는 강동원

엄태화 감독이 만든 세계관 믿고 뛰어든 작품
15세 신은수와 로맨스…스크린 밖에선 서먹
제작에도 관심…참신한 영화 찍어보고 싶어

배우 강동원(35)은 자신만만했다. 사실 자신감이 없을 이유도 없다. 영화계에서는 ‘강동원이 장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강동원의 출연 영화가 고유한 장르가 된다는 의미다.

호평이 주를 잇는 배경은 최근 기록한 흥행 성적에 있다. 지난해 544만 관객을 모은 ‘검은 사제들’, 올해 970만명을 동원한 ‘검사외전’의 성공이 그를 더욱 주목받게 한다.

강동원이 16일 ‘가려진 시간’(제작 바른손이앤에이)으로 또 다시 실험에 나선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매개로 한 영화는 실종되고 며칠 만에 돌아온 소녀, 훌쩍 큰 청년으로 나타난 13살 소년의 이야기다.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영화는 강동원이 출연을 결정하면서 제작이 확정됐다. 장르와 소재만 놓고 본다면 상업영화의 범주에서 다소 벗어난 ‘모험’과 같은 도전이었다. 그런데도 강동원은 주저하지 않았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은 의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출연하기로 하면 감독이 만들어놓은 세계관을 믿고 들어간다. 남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이지만 사실 고독한 시간을 견딘 끝에야 얻을 수 있는 값진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로맨스 장르를 기피해온 강동원은 이 영화에서 15살의 연기자 신은수를 상대역으로 만나 애틋한 감정을 나눈다. 하지만 스크린 밖에서 둘의 상황은 달랐다. “중학생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 내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 (신)은수가 하는 게임에 끼어들어봤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서로 조용하게 지냈다.”

강동원은 촬영장에서 감독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애드리브를 하지 않고 시나리오에 있는 그대로 연기하기 때문에 감독과 상의할 것도 거의 없다”는 그는 “대부분의 감독이 나를 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자신들을 귀찮게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배우 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


영화에서처럼 시간이 멈춘 세상을 살아간다면 강동원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맛집을 마음껏 찾아다니겠다”고 한다. 맛집 방문은 시간이 멈추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시간이 멈추면 평양에 가서 평양냉면을 먹어 볼 수 있잖아. 하하! 유럽까지 걸어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싶다.”

맛집을 선호하는 사람은 대부분 요리 실력도 출중하다. 강동원도 부인하지 않았다.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바비큐를 만들고, 꽃게탕도 끓인다”는 그는 “음식은 꽤 잘 한다”고 했다.

그 흔한 SNS 계정조차 없고, 공항패션마저 한 번 찍힌 적 없는 강동원은 여유가 생기면 여행을 떠난다. 얼마 전에는 미국을 다녀왔다. “여러 이유로 갔다”는 그에게 ‘할리우드 제작진과 미팅을 위해서인가’라고, 콕 짚어 다시 물었다. “일주일 넘는 시간이 생겼다. 그동안 쉴 시간이 너무 없어서 멀리 가보고 싶어 미국에 갔다. 간 김에 겸사겸사 여러 일을 엮어서 치렀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지만 강동원은 오랫동안 미국과 일본 진출을 준비해왔다. 얼마 전에는 “(해외 진출과 관련)곧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제 그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다.

강동원은 영화 기획과 제작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누군가 하지 않는, 참신한 영화를 하고 싶다”는 목표다. 앞으로 달리는 요즘, 혹시 예전 출연작 가운데 다시금 찍어보고 싶은 영화는 없을까. “이명세 감독의 ‘형사’가 관객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아쉽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 그런 건 없다.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하하!”


● 강동원

▲1981년 1월18일생 ▲한양대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졸업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연기 시작 ▲2004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스크린 데뷔, ‘늑대의 유혹’ 주연 ▲2009년 영화 ‘전우치’로 첫 흥행(606만) ▲2010년 영화 ‘의형제’ 주연 ▲ 군 복무 뒤 2014년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로 복귀 ▲2016년 2월 ‘검사외전’으로 최고 흥행 기록(970만) ▲이창동 감독의 ‘버닝’, 김지운 감독의 ‘인랑’ 촬영 준비 중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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