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色 수목극 탐구③] 이지훈·안길강·성동일…수목극 ‘비밀병기’

입력 2016-11-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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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지훈-안길강-성동일. 사진제공|로고스필름·초록뱀미디어·문화창고·스튜디오드래곤

주인공은 홀로 빛나지 않는다.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 건 조연이다. 이들은 주연 못지않게 기대 이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신 스틸러’라 불린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중요한 키를 쥐고 있어 ‘비밀병기’ 또는 ‘숨은 주역’이라고도 한다. 세 드라마에서도 주의 깊게 지켜 볼 인물들이 있다. 이들의 동선이나 대사 등을 살펴보면 재미가 배가된다.

‘오 마이 금비’에서는 이지훈이 돋보인다. 극중 악덕 채무업자. ‘철딱서니’ 없는 아빠(오지호)를 악의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인물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귀’라는 캐릭터 설명만으로도 그 악랄함의 정도를 잘 보여준다. 한때 친구사이였던 오지호에게 원한을 품고 사사건건 괴롭힌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불량아빠’를 철들게 하고, 아동 치매에 걸린 딸을 위한 부성애를 더욱 강조하게 한다.

‘삼류 사기꾼’ 아빠만 있는 건 아니다.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눈물겨운 아빠가 있다. 이성경의 아빠 역을 맡은 안길강은 그야말로 ‘딸 바보’다. 겉으로는 딸한테 ‘틱틱’거리며 퉁명스럽게 행동하지만, 자신의 꿈이었던 역도선수의 길을 가는 딸을 한없이 자랑스러워한다. 또 다른 부성애가 시청자의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1인 2역으로 시간을 초월해 등장하는 성동일이 가장 눈길이 간다. 1회에서는 조선시대 세도가 이상의 권세를 누리는 여각 주인으로 모습을 드러내 범상치 않은 인상을 풍기더니 2, 3회에서도 탈옥수로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인어’ 전지현을 사이에 두고 이민호와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집착하는 모습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각오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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