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매치] 형제 간의 끈끈한 우애 vs 두 여성의 묘한 동지애

입력 2016-11-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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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형’의 조정석과 도경수는 다소 황당한 에피소드도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짓게 하는 콤비플레이를 펼친다. 사진제공|초이스컷픽쳐스

■ ‘브로맨스’ & ‘워맨스’ 뭐볼까?


● 형

진짜 형제같은 조정석·도경수 콤비
관객 웃기고 울리는 ‘강약 템포’ 굿


● 미씽:사라진 여자

공효진·엄지원 투톱 미스터리 영화
엄마라면 공감할 만한 여자 이야기

초겨울 스크린에서 ‘브로맨스’와 ‘워맨스’가 격돌한다. 남녀의 로맨스가 더 익숙한 계절이지만 올해는 남자들의 우애와 갈등으로 시작해 묘한 동지애를 나누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30일 공효진·엄지원 주연의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미씽, 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가 개봉하면서 한 주 먼저 공개된 조정석·도경수의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과 본격적인 흥행 레이스를 시작한다. ‘형’은 이미 120만 관객을 모아 안정권에 진입한 상황. 그렇다고 ‘미씽’에서 관심을 거두긴 어렵다. 단언컨대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새로운 소재로 경쟁력을 더했다.

오랜 절친이었던 공효진과 엄지원은 영화 ‘미씽’에서 묘한 동지애를 빚어내며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사진제공|다이스필름



● 조정석·도경수 VS 공효진·엄지원

아무리 연기의 귀재라도 상대 배우에게 호감이 없다면 함께 하는 작품에서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형’과 ‘미씽’의 남남·여여 배우들은 환상의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관객 입장에서 어느 ‘팀’을 택하든 후회할 확률은 낮다.

조정석·도경수의 콤비 플레이는 ‘형’의 흥행을 이끄는 원동력. 자로 잰 듯 ‘강약’의 템포를 조절해 관객을 웃기고 또 울린다. 촬영 내내 이들은 ‘형제처럼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다소 황당한 에피소드가 등장해도 관객이 의심을 품지 않는 이유 역시 조정석·도경수의 투톱 플레이에 있다.

조정석은 “오래 전부터 도경수에게 호감을 갖고 그의 출연작을 전부 챙겨봤다”고 했다. 도경수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낸 친근함이 느껴진 형”이라고 화답했다.

공효진과 엄지원 역시 ‘미씽’ 출연 이전부터 절친한 선후배의 우정을 쌓아왔다. 촬영 ‘기 싸움’ 따윈 찾아보기 어려운 관계. 심지어 영화의 지방 촬영 때는 한 방을 쓰며 지냈다. 스스로를 ‘미미 시스터즈’라고도 칭한다. 아름다운(미) 여배우들이 출연한 미스터리(미) 영화라는 데서 따온 이름이다.

‘미씽’ 기획 단계에서 시나리오를 먼저 읽은 공효진은 “상대역으로 엄지원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후 출연 제안을 받은 엄지원은 “상대 배우가 공효진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시나리오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 브로맨스 VS 워맨스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을 뜻하는 ‘브로맨스’는 최근 스크린에서 각광받는 흥행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만 ‘검사외전’(황정민·강동원) ‘밀정’(송강호·공유) 등이 흥행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형’도 브로맨스의 길을 충실히 따른다. 형과 동생의 애틋한 정서가 관객과 소통에 성공하면서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미씽’은 대중성에 관한 한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은 ‘워맨스’다. 최근 드라마의 인물구도에서 자주 차용되기 시작한 여자들이 나누는 미묘한 교감, 그렇게 확장되는 동지애를 스크린에서 본격적으로 구현하는 영화다. 엄지원의 설명처럼 “여배우 투톱의, 드문 상업영화”이고 “그 자체가 도전”이기도 하다.

‘미씽’은 정체가 전부 거짓인 보모(공효진)의 행방을 찾아 나선 엄마(엄지원)의 이야기. 하지만 그 보모 역시 ‘엄마’라는 위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이언희 감독은 “여자로 살아가면서 또래 여성들의 상황, 그 안에서 일어난 갈등을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지만 사실 여성 혹은 엄마라면 공감할 만한 ‘여자’ 이야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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