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외국인 타자는 홈런생산능력이 뛰어난 장타자가 항상 인기가 있었다. 올 시즌 SK처럼 내야 보강에 외국인 야수를 활용하는 경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에게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30홈런-100타점으로 상징되는 거포다.
단, 야수는 수비 포지션이 중요하다. 각 팀의 외국인 스카우트가 고심하는 부분은 국내 선수와 포지션 정리다.
삼성은 리그 최정상급 4번 타자 최형우(33·KIA)가 프리에이전트(FA)로 이탈하면서 내년시즌 공격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한수 감독은 “새롭게 영입하는 외국인 타자에게 4번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구자욱이 3번, 여전히 30홈런 안팎에 100타점 이상이 충분한 이승엽이 5번, 그리고 새 외국인 타자가 4번을 책임지면 클린업트리오만큼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삼성 스카우트는 최형우 이상 파괴력을 갖춘 거포를 물색하고 있다. 문제는 포지션. 삼성은 3루와 함께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이원석을 FA로 영입하면서 김상수, 조동찬, 백상원이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김정혁과 김태완까지 백업도 탄탄한 편이다. 1루는 팀의 차세대 중심 구자욱의 포지션, 지명타자는 이승엽의 자리다.
결국 삼성은 새로운 4번 타자로 풀타임 외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를 뽑아야 한다. 영입 후보군이 좁아드는 이유다. 한 구단 담당자는 “외국인 타자 중 거포는 사실 지명타자감이 제일 많다. 그 다음은 1루다. 수비 능력이 뛰어난 거포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의 새로운 4번 타자는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파트너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더 깊어진다.
NC는 2014시즌을 앞두고 비슷한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외국인 타자 의무보유가 도입됐지만 나성범과 FA로 영입한 이종욱과 도루왕 김종호가 있는 외야, 그리고 전문지명타자 이호준이 있어 포지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NC는 고심 끝에 외야수가 포지션이지만 1루 수비가 가능한 에릭 테임즈를 택했다. 1루 수비에 의문부호가 컸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은 박한이~배영섭~박해민 등 외야 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2014~2015, 2년 동안 79홈런 235타점을 친 야마이코 나바로의 포지션이 2루수인 점을 고려해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고심하는 이유다. 단, 나바로는 자기중심적인 성격과 총알소지로 일본리그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