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 FC서울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결승 1차전 패배 딛고 또 한 번의 반전 노리는 서울
한국축구의 2016년 마지막을 장식할 대망의 한 판이 임박했다.
K리그의 ‘영원한 라이벌’ 수원삼성과 FC서울이 3일 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운명의 승부를 펼친다.
지난달 27일 1차전에서는 홈 팀 수원이 2-1로 이겼다. 첫 단추를 잘 꿴 수원이 유리해 보이지만 서울도 1-0으로만 이겨도 우승할 수 있다. 대회 규정상 원정 다 득점 우선원칙이 서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번 승부는 ‘반전’이 두 팀을 관통하는 공통의 키워드다.
일단 승기를 잡은 수원으로서는 모처럼 고조된 분위기와 상승기류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수원 서정원 감독은 “초심을 지키자”고 거듭 주문한다. 수원은 올 시즌 연승이 드물었다. 한 번 이기면, 다음 경기에서 부진한 패턴을 반복했다. 결국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앉아 부담스러운 생존게임에 전념해야 했다. 결국 FA컵 우승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라는 선물 이외에도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과 반전이란 핵심 키워드가 걸린 셈이다. 선수들도 이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주장 염기훈은 “1차전 승리는 이미 지웠다.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자존심을 지켜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도 역시 반전을 꿈꾼다. 믿을 구석은 경험이다. 이미 ‘역전 우승’을 일궜다. 승점 동률 속에 소화한 올 시즌 클래식 최종전(38라운드)에서 ‘1강’ 전북현대를 원정에서 1-0으로 물리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를 이끈 2013년에도 울산현대를 적지에서 꺾고 역전 우승한 적이 있다. ‘역전의 명수’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올 여름 지휘봉을 내려놓고 장쑤 쑤닝(중국)으로 떠난 최용수 감독 대신 부임한 황 감독으로선 2013년 ‘더블(2관왕)’ 달성에 성공한 달콤한 추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핵심 공격수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골키퍼 유현이 1차전에서 플레이와 관계없는 상황에서 수원 이종성의 뺨을 때리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홈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어렵게 얻은 ‘더블’의 찬스 또한 놓칠 수 없다.
반전과 반전 사이에 선 두 팀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열릴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