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체규정 존속’ 도로공사, “죽으란 말인가?”

입력 2016-12-0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프로배구 V리그 사무국장 회의가 1일 오후 열렸다. 외국인 대체선수 후보군을 넓히자는 안건이 올라왔다.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구단은 “트라이아웃 범위 안에서 외국인선수를 뽑으려니까 마땅한 선수가 너무 없다. 직전 시즌 트라이아웃 참가선수도 뽑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넣었다. 이에 대한 규정 개정 여부를 결정짓는 회의는 길었다. 길었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V리그의 환경을 고려할 때 외국인선수는 판도 자체를 바꿀만한 요인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구단들의 의견 일치가 애당초 쉽지 않았다. 결국 KOVO는 2일 각 구단들에 “개별적으로 찬반의견을 보내 달라”고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여자 구단은 5:1로 기존 제도 존속 우세가 강했다. 남자부도 7구단 만장일치로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유일하게 변경을 원한 팀은 도로공사였다. 애당초 안건으로 올린 팀이기도 하다. 도로공사는 2015년부터 연고지를 경북 김천으로 옮겼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곤 프리에이전트(FA) 센터 배유나를 영입했고, 김종민 감독을 선임하는 등 투자도 감행했다. 그러나 외국인농사에 실패하며 8연패 꼴찌로 몰려있다. 시크라의 갑작스런 부상 탓에 대체선수로 브라이언을 영입했는데 공수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때 아닌 ‘왕따 의혹’까지 일었다.

도로공사는 사무국장 회의에서 “이번 드래프트 불참선수 후순위라도 뽑게 해 달라”고 청했지만 타 구단들은 원칙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인삼공사도 대체선수 알레나를 뽑을 때, 트라이아웃 틀 안에서 선택했다. 명분으로 따져도, 수적으로 따져도, 도로공사가 열세였다. “도로공사가 너무 처지면 리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근거로 제도 변경에 관심 있었던 KOVO도 어쩔 수 없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4일 “현행 제도 안에서는 뽑을 외국인선수가 없다. 죽으란 말인가?”라고 절규했다. 팀이 무너지는데 속수무책인 도로공사의 형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