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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의 환경을 고려할 때 외국인선수는 판도 자체를 바꿀만한 요인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구단들의 의견 일치가 애당초 쉽지 않았다. 결국 KOVO는 2일 각 구단들에 “개별적으로 찬반의견을 보내 달라”고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여자 구단은 5:1로 기존 제도 존속 우세가 강했다. 남자부도 7구단 만장일치로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유일하게 변경을 원한 팀은 도로공사였다. 애당초 안건으로 올린 팀이기도 하다. 도로공사는 2015년부터 연고지를 경북 김천으로 옮겼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곤 프리에이전트(FA) 센터 배유나를 영입했고, 김종민 감독을 선임하는 등 투자도 감행했다. 그러나 외국인농사에 실패하며 8연패 꼴찌로 몰려있다. 시크라의 갑작스런 부상 탓에 대체선수로 브라이언을 영입했는데 공수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때 아닌 ‘왕따 의혹’까지 일었다.
도로공사는 사무국장 회의에서 “이번 드래프트 불참선수 후순위라도 뽑게 해 달라”고 청했지만 타 구단들은 원칙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인삼공사도 대체선수 알레나를 뽑을 때, 트라이아웃 틀 안에서 선택했다. 명분으로 따져도, 수적으로 따져도, 도로공사가 열세였다. “도로공사가 너무 처지면 리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근거로 제도 변경에 관심 있었던 KOVO도 어쩔 수 없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4일 “현행 제도 안에서는 뽑을 외국인선수가 없다. 죽으란 말인가?”라고 절규했다. 팀이 무너지는데 속수무책인 도로공사의 형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