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커 마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심지어 마켈은 메이저리그에 승격된 경력도 없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39라운드에서 전체 1181번째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거의 무명의 투수다. 2010년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트리플A에도 2015년에야 올라갔다.
더 큰 의문부호는 파커가 2014년부터 불펜으로만 던졌다는 사실이다. 2012년 싱글A 레벨에서 던진 120이닝이 단일시즌 최다이닝이다.
그러나 롯데는 과감하게 린드블럼의 대체제로 마켈을 택했다. 롯데 프런트, 미국 현지 스카우트인 사도스키, 롯데 조원우 감독, 김원형 투수코치의 안목이 결합된 결과다.
마켈을 영입한 첫 번째 근거는 데이터다. 마이너 통산 467이닝을 던졌는데 홈런을 24개밖에 맞지 않았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0.46피홈런이다. 삼진은 379개를 잡았고, 볼넷은 178개였다. 193㎝의 큰 키에 시속 150㎞의 투심을 던지는 투수라면 KBO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둘째 마켈이 26살의 젊은 투수라는 점을 평가했다. SK에서 성공한 메릴 켈리 같은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마켈은 2016년 탬파베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었지만 5경기 등판에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남지 못했다. 그런 박탈감이 이제 현실의 이해를 좇아 KBO로 향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로 마켈이 한창 나이의 투수인지라 몸만 잘 만들어오면 바로 선발로 쓰는데 무리가 없다고 롯데는 판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으로 던졌던 린드블럼이 롯데에서 이닝이터로 변신한 사례도 참고했을 터다.
2017시즌 롯데는 어떤 식으로든 팀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마켈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