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에이스, 잔류한 양현종이 책임질까?

입력 2016-1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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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정한 대한민국 에이스다. 양현종은 해외리그 도전을 단념하고 소속팀 KIA에 남기로 했다. 내년 3월 열리는 2017 WBC는 류현진과 김광현 등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양현종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스포츠동아DB

이제 진정한 대한민국 에이스다. 양현종은 해외리그 도전을 단념하고 소속팀 KIA에 남기로 했다. 내년 3월 열리는 2017 WBC는 류현진과 김광현 등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양현종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스포츠동아DB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대표팀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일찍부터 ‘최고의 전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운드 걱정이 크다. 그러나 최근 WBC 대표팀은 한숨을 돌릴 소식을 듣게 됐다. 양현종(28)이 일본 요코하마의 2년 6억엔 가량의 좋은 제안을 거절하고, 친정 KIA 잔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해외 이적시 ‘적응’을 이유로 시즌 직전 개최되는 WBC에 참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2013년 3회 대회를 앞두고, LA 다저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류현진이나 신시내티 이적을 이유로 불참한 외야수 추신수(현 텍사스) 등이 ‘적응’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를 고사한 전례가 있다. 새로운 곳에서 스프링캠프부터 경쟁을 펼쳐야하는 선수의 앞길을 막을 명분도 부족하다.

유독 대어급 선수들이 많았던 이번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은 이들의 해외진출 여부가 맞물려 다소 계약이 늦어졌다. WBC 대표팀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대표팀 선수들이 FA 자격을 취득했다.

국내 FA 양현종과 김광현, 차우찬의 좌완 ‘빅3’와 잠수함 선발투수 우규민, 유격수 김재호와 외야수 최형우에 빅리거 이대호까지 시애틀과 계약이 끝난 상황이었다. 김재호를 제외하면, 모두 해외진출도 바라봤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둘씩 국내에 잔류하면서 WBC 대표팀 차출엔 큰 문제가 없게 됐다. 김재호의 두산 잔류를 시작으로, 최형우의 KIA 이적, 김광현의 SK 잔류, 우규민의 삼성 이적이 이어졌다. 양현종은 일본 요코하마의 제안 대신 KIA에 남아 우승에 도전하는 것을 택했고, 차우찬 역시 국내 잔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WBC 대표팀으로선 1차 피해는 최소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력엔 물음표가 크다. 지난해 불법 원정도박 스캔들 이후 여론을 이유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메이저리거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외에도 강정호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삼진아웃까지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질타를 받고 있다. 강정호의 엔트리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좌완 에이스 김광현마저 SK 잔류 후 팔꿈치 수술을 결정해 WBC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양현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양현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현재로선 양현종과 차우찬, 그리고 장원준(두산)이 선발투수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양현종은 에이스로 선봉에 서야 한다. 본인 역시 KIA 잔류로 마음을 굳히고, WBC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13일에는 유니폼 치수 측정 등을 위한 예비소집에 스케줄 변경 없이 서울로 올라오는 등 남다른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양현종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이끈 바 있다. 지난해엔 어깨 통증 탓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 어쩔 수없이 불참했지만, 대표팀 에이스를 향한 의지가 크다.

한편, KIA와 양현종은 12일 잠시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조건 제시는 나오지 않았다. 계약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인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다. 대개 FA나 해외진출을 앞두고 훈련을 등한시해 계약 첫 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걸 교훈 삼아 몸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양현종은 지난해 200.1이닝을 던져 2007년 류현진 이후 토종투수로는 처음 200이닝을 돌파한 만큼,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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