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 동아닷컴DB
배우 조인성이 절치부심으로 스크린에 나선다. 그동안 출연하려던 영화의 제작이 지연되는 등 곡절을 겪은 끝에 내년 1월 ‘더 킹’으로 관객을 찾는다. 2008년 주연한 ‘쌍화점’ 이후 햇수로 9년 만이다.
최근 배우들의 ‘다작’ 행보가 유행처럼 번진 영화계에서 조인성은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 출연작을 선택하기로 유명하다. 모험보다 심사숙고를 거듭하는 편이어서 이름값에 비해 영화나 드라마 출연 횟수가 비교적 적다. 최근 6년간 단 3편의 드라마만 공개했을 뿐이다.
물론 드라마에서 시청률을 움직이는 스타로 통하지만 9년 동안 스크린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1년 군대 제대 후 여러 편의 영화 제안을 받았고 그 가운데 몇몇 작품과는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제대 직전 출연을 확정한 영화 ‘권법’의 제작 연기 탓에 스크린 복귀 역시 기약 없이 지연돼 왔다.
그런 과정에서 선택한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에서 조인성은 30여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인물을 소화한다. 영화는 1970년대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해 2000년대에 들어 권력을 손에 넣으려고 발버둥치는 검사의 이야기다. 조인성은 ‘양아치’로 부를 만한 고교생에서 시작해 권력의 정점을 향해 질주하는 주인공을 그린다.
절치부심 끝에 내놓는 영화인만큼 조인성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권력을 향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리는 동시에 현대사의 이면을 풍자의 시선으로 그려야 하는 책임까지 맡았다. 조인성은 “‘더 킹’은 경쾌하고 유쾌하면서도 진부하지 않다”며 “관객과 공감하기 위해 진지한 고민과 대화를 나누면서 완성했다”고 밝혔다.
조인성은 ‘더 킹’에서 정우성과 연기 대결도 펼친다. 검사 선후배 사이로 관계를 맺는 이들은 권력의 설계자와 그에 충실한 후계자의 입장에서 팽팽한 긴장 관계를 맞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