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광 “새로운 캐릭터라면 고민없이 도전할래요”

입력 2016-12-21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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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인터뷰하는 게 정말 많이 조심스럽다’고 했던 배우 김영광은 1년여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김영광은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분위기를 이끌어갔고 여유로움까지 묻어났다. 2014년 SBS 드라마 ‘피노키오’로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 시작한 그는 JTBC ‘디데이’ SBS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이어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까지 남자 주인공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다지고 있다.

‘지상파 주연, 별 거 없죠?’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더니 김영광은 “와우 하하하”라며 “지상파 주연, 별 거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우리집에 사는 남자’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그렇다고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부담은 많이 갖고 시작했지만 촬영 첫 날 부담감이 모두 깨졌죠. 수애 선배와의 호흡도 잘 맞았고 그 감정이 끝날 때까지 유지됐어요. 어려웠던 건 고난길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었어요. 대본이 어려운 편이었고 고난길의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았었잖아요.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죠.”

비록 작품은 4% 시청률로 동시간대 꼴찌로 종영됐지만 김영광의 연기는 호평 받았다. 그는 “좋게 봐주셔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며 “흥행에만 집중하면 작품 활동을 많이 못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운인 거 같아요. 아쉽지만 제게는 좋은 작품들이죠. ‘디데이’도 그렇고.. 하하 성적표를 엄마에게 보여주는 기분인데요? 흥행에만 포커스를 두면 작품을 많이 못 할 거 같아요. ‘디데이’의 경우는 장르적으로 국내 최초 재난 드라마의 첫 주인공이 저라는 게 기뻤죠. 또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연하남, 새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남자주인공이 색다르잖아요. 앞으로도 새로운 캐릭터,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할래요. 제가 열심히 하는 것도 분명 있지만 새로운 역학을 통해 신선한 느낌을 얻고 싶어요.”

‘학습태도가 좋다’고 자평하는 김영광은 학창시절에도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공부만 했었다. 항공 관련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납땜 신기록을 세우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정도로 심취하면 끝까지 파고든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민,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고 ‘배우’ 김영광을 소개했다.

“연기할 때 생각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아요. 알려준 대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생각해서 만들어가는 힘이 더 크고 시청자가 공감하는 정도도 달라지는 것 같아서 그쪽으로 더 노력하죠. 로맨스 연기의 경우는 상상을 하는 편이에요. 상대방이 좋아질 때까지 그 사람 생각을 하죠. 대사든 평소에 하는 말투든 제게 자극이 되는 말이 들어오는지에 집중해요. 대본 외에 현장에서도 저렇게 웃는구나, 표정이 저렇구나 등을 계속 관찰해요.”

김영광은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촬영하는 내내 함께 출연한 배우 수애를 관찰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수애 누나라고 불렀다. 촬영할 때 홍나리라고 불러야하는데 입에 붙어서 누나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며 “수애를 계속 봤다. 관찰하고 보고만 있었다. ‘지금은 누나가 기분이 좋은 가 보다’ ‘신나나 보다’ 등 애정이 생길 때까지 계속 봤다. 촬영 첫 날부터 털털하게 나를 대해줬다. 또 그동안 냉소적인 역할을 많이 맡아서 안 웃을 줄 알았는데 누나는 굉장히 잘 웃는 사람이다”라고 상기했다.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김영광은 이민호, 지창욱, 서인국, 주원 등 서른 살 또래 배우들에 비해 성숙한 역할만 해왔다. 드라마에서 교복 한 번 입어본 적 없는 그는 “노안? 얼굴이 성숙한 느낌이라 그런 거 같다. 이런 얼굴이 나이 들어도 그대로라던데...”라며 “교복을 입으려고 해도 이미지가 맞아야하지 않나. 솔직히 그런 쪽으론 섭외도 잘 들어오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어린 역할을 하려고 일부러 티내지도 않는다”고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한 달 후엔 31세가 되네요. 서른이 됐을 때는 체감 못했거든요. 30대 후반이 남자한테는 좋은 거 맞아요? 맞다면 저도 희망을 갖고 살래요. (웃음)”

마지막 연애가 2013년 입대 전이라고 한 그는 연애보다는 일, 친구 이야기를 할 때 더 초롱초롱해졌다. 특히 10월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매니저와 1인 기획사를 설립하면서 활동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제대 후엔 일만 했어요. 그동안 일을 너무 안 했거든요. (웃음) 연애 얘기에 민감하다기보다는 연애를 못한지 오래됐으니까 제가 하자가 있는 거 같잖아요. 하하. 1인 기획사 장난 아니에요. 진짜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심리적인 부담감이 와~ 하하. 하지만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좋은 기회였고요. 연말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촬영 때문에 집을 방치해놨더니 너무 지저분해요. 집안 정리부터 하려고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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