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 싸이와 챔피언들로 가득찬 고척돔의 크리스마스 밤

입력 2016-12-24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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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 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하기에 다소 진부하기까지한 싸이 '챔피언'의 첫 가사지만, 이날 만큼은 다시 한 번 이 가사를 꺼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싸이는 23일과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올나잇 스탠드 2016 - 싸드레날린'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챔피언'으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싸이의 숱한 히트곡 퍼레이드를 거쳐 다시 '챔피언'으로 끝이 났다. 공연전부터 '의도된 밤샘'을 선언한 싸이는 작정을 하고 나온듯 처음부터 특유의 "뛰어"를 외쳐댔고, 의도된 밤샘을 각오하고 고척돔을 찾은 '선수'들은 '밤이 아깝다'며 'louder'이자 '불타오르는 아름다운 그대'로 변신했다.

이제 데뷔 15년을 맞은 싸이는 대표적인 콘서트형 가수이다. 실제 싸이는 15년간 -자의로 공연을 할 수 없었던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콘서트를 개최해 왔고, 그때마다 매진 사례를 이어왔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싸이의 공연을 지켜봤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삐딱하게 생각하면 '이제 볼 사람은 거의 다 봤다'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사실 아무리 1년에 한 번의 이벤트라고 해도 -물론 2번 이상 콘서트를 개최한 해도 있다- 같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반복해서 관람한다면 식상하다고 느껴질 법도 하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싸이의 콘서트 만큼은 몇 번을 보아도 식상함, 진부함 따위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

경쾌하고 신나는 싸이의 음악색과 수 많은 히트곡, 시종일관 전력으로 달려가는 싸이의 퍼포먼스 및 무대 매너, 그리고 위트 넘치는 멘트들이 더해져 만들어나가는 에너지는 언제 봐도, 몇 번을 봐도 질릴 수가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물론 제 아무리 싸이이고, 에너지가 흘러 넘친다고 해도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이는 무용지물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싸이의 이런 에너지를 -직접 봐서든, 소문으로 들었든- 알고 매번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는 관객이 있기 때문에 콘서트는 완성될 수 있다.

이틀동안 공연장을 찾은 5만여 관객은 밤새도록 아낌없는 환호와 함성, 점프로 싸이의 에너지에 맞장구를 치며 '진정 즐길 줄 아는 챔피언'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의도한 것이었는지, 우연인지 알 수 없지만, '챔피언'으로 시작해 '챔피언'으로 끝이 난 셋리스트는 챔피언들로 가득 찬 2016년 고척돔의 크리스마스 밤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것이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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