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2개의 타이틀곡…그 이면의 딜레마

입력 2016-12-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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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곡이 많아서!” 가수들이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더블 타이틀곡’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사진은 성숙과 청순, 상반된 분위기를 예고하고 나선 걸그룹 AOA.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수록곡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
확실한 타이틀곡 없다는 방증

새해 1월2일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을 발표하는 S.E.S는 ‘리멤버’와 ‘한 폭의 그림’,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앞세운다. 같은 날 첫 정규앨범 ‘엔젤스 노크’를 내는 AOA 역시 ‘빙빙’ ‘익스큐즈 미’를 타이틀곡으로 활동한다. 앞서 27일 8년 만의 신작 10집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을 낸 엄정화도 ‘드리머’와 ‘워치 미 무브’, 13일 10주년 앨범 ‘메이드 더 풀 앨범’을 선보인 빅뱅도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 두 곡을 앞세운 ‘더블 타이틀곡’ 전략을 구사했다. 이제 복수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앨범을 홍보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서로 다른 두 곡으로”…자신감

이들이 더블 타이틀곡 전략을 내세우는 이유는 대개 “좋은 곡이 많아서”, “수록곡으로만 묻히기에는 너무 아까워서”다. 한 앨범에 10곡 안팎이 담겨 있어도, 타이틀곡만 주목받는 현상을 우려한 것이다. 빅뱅은 과거에도 수록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복수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일이 많았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곡으로 대중을 동시 공략하기 위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성숙해진 모습”과 “고유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려는 S.E.S, “음악적 자신감과 다양한 매력을 전하겠다”는 AOA가 이 사례에 속한다.


● “대박 곡이 없다”…혼란스러움의 고민

하지만 그 이면엔 고민과 딜레마도 있다.

타이틀곡은 새 음반의 성과를 좌지우지할 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를 선정하는 데 가수 측 내부의 의견이 엇갈려 어느 한 곡으로 모이지 않고, 분산되는 경우가 있다. 둘 중 어느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는 얘기다. 작년 싸이는 고유의 ‘신나는 스타일’과 해외 팬을 고려한 ‘트렌디한 음악’ 사이에서 타이틀곡을 고민하다 ‘나팔바지’ ‘대디’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밀기도 했다.

또 ‘이거 할까? 저거 할까?’ 고민한다는 것은, 달리 보면, 누구나 타이틀곡으로 손꼽는 ‘대박 곡’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명 작곡가에게 타이틀곡을 의뢰했다가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받았을 때도 있다. 해당 작곡가와 나눈 약속을 외면할 수 없지만, 타이틀곡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판단될 때 쓰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이 같은 더블 타이틀곡 전략이 성공해 다행히 두 곡 모두 주목받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팬심’이 분산돼 차트에서도 ‘클릭’이 한 곳으로 모이지 못하면서 순위가 높지 않은 현상을 빚기도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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