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신루트·마크툽·창모…낯선 이름들의 차트 습격

입력 2017-01-31 13: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창모 ‘마에스트로’ 재킷, 사진=앰비션뮤직

현재 음원차트를 살펴보면 1위보다 더 눈에 띄는 '낯선 이름들'이 있다.

신현희와 김루트, 마크툽, 창모가 그들로, 이들이 부른 '오빠야'와 'marry me', '마에스트로'는 국내 최대 이용자를 보유한 멜론의 실시간 차트 TOP100에서 각각 23위, 38위, 100위(31일 오전 10시 기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형 기획사에서 대규모의 자본을 투입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실시간 차트 TOP100에 진입하기 힘든 음원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이름인 이들의 차트 진입은 자연스레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낯선 이름들의 차트 습격 사건'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차트에 진입한 건 아니다. 일단 신현희와 김루트, 마크툽, 창모는 모두 역주행을 통해 차트에 진입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여러 역주행 사례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역주행곡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즉, 역주행이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좋은 콘텐츠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신현희와 김루트, 마크툽, 창모 역시 '좋은 콘텐츠'라는 전제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낼 수 있었다.

마크툽 ‘marry me’ 재킷, 사진=퍼플파인 엔터테인먼트


신현희와 김루트, 마크툽, 창모는 '좋은 콘텐츠'와 함께 셋 모두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실제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는 어쿠스틱, 마크툽의 'marry me'는 발라드, 창모의 '마에스트로'는 힙합으로, 이들이 나란히 차트에 진입한 건 다양한 장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중음악 마케팅 회사를 운영중인 김교식 대표는 "지금도 어느 정도는 유효한 이야기지만, 과거에는 팬덤의 규모가 곧 순위와 같은 의미라고 할 정도로 팬덤의 수가 가장 중요한 수치였다. 그러다보니 트렌디하고 멋있는 아이돌이 차트에서도 강세일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딱히 누구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노래가 좋아서 듣는다는 리스너들이 늘어나면서 차트에 진입하는 곡들도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인기있는 음악장르가 다양해질수록 그에 비례해 시장의 규모도 커지기 마련이고, 또 그동안 마이너 취급을 받던 장르들이 활성화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또 역주행에서 '좋은 콘텐츠' 다음으로 중요한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다. 이와 관련해서는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마크툽의 'marry me'가 흥미롭다.

'오빠야'와 'marry me'가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데에는 1인 크리에이터와 SNS가 큰 기여를 했다. 먼저 '오빠야'는 BJ꽃님의 방송을 계기로, 'marry me'는 일명 '신호대기남'으로 불리는 SNS 스타가 커버한 것을 계기로 유명세를 치렀다.

신현희와김루트 ‘오빠야’ 재킷, 사진=문화인


다시 말해 서브컬쳐로 분류돼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1인 크리에이터지만, 좋은 콘텐츠와 결합되면 메이저 시장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오빠야'와 'marry me'가 보여준 것이다.

그 효과를 입증한 선례가 생긴 만큼 이후 1인 크리에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로모션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셜 마케팅 전문가인 황정기 대표는 "인기 있는 1인 크리에이터는 생방송 진행 시 동시 시청자가 몇 만명을 넘어간다. 이들이 일제히 같은 노래를 듣는다면 음원차트 진입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며 "1인 크리에이터가 인터넷을 위주로 활동하다보니 연예인보다 대중적인 인기는 낮을 수는 있지만, 특정 콘텐츠에 대한 타겟층의 지지와 반응은 오히려 일반 방송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제 사례들이 점점 나오고 있으니 1인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프로모션이나, 프로젝트가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