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인삼공사는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0(25-22 25-18 26-24)으로 제압했다. 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챙기고 올 시즌 처음으로 3위(승점 36)로 도약한 반면, 현대건설은 3위에서 4위(승점 34)로 내려앉았다.
인삼공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표정이 유독 어두웠다. 주전 레프트인 장영은(24)이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장영은은 28일 대전 흥국생명전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쳤다. 리시브 과정에서 무릎에 무리가 갔고,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막판 순위싸움을 앞두고 시즌아웃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가장 걱정을 내비친 이는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이었다. 서 감독은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비보를 전하며 “중요한 시점에서 (장)영은이가 빠지게 돼 부담이 크다”면서 “이제 별다른 수는 없다. 최수빈과 김진희 그리고 지민경이 합심해서 영은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방법밖에 없다”며 기존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사령탑의 외침이 울려 퍼진 탓일까. 인삼공사는 중위권 일전에서 높은 집중력을 선보이며 현대건설을 3-0으로 격파했다. 인삼공사로선 흠잡을 곳 없는 경기였다. 인삼공사는 1세트 초반 뒤졌지만, 15-16 상황에서 상대 리베로 김연견의 실패를 틈타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역전에 성공한 인삼공사는 리드를 지키고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역시 손쉽게 가져온 인삼공사는 마지막 세트를 듀스 끝에 마무리지었다. 올 시즌 홈에서 당한 현대건설전 2전 전패 수모도 함께 갚았다.
공격 선봉에 선 이는 외국인선수 알레나였다. 알레나는 3세트 동안 36점(공격성공률 55.73%)을 올리며 상대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전방 공격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순도 높은 후위 공격(11점)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레프트 최수빈(8점)과 센터 한수지(7점)가 알레나의 뒤를 받쳤다.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장신 수비벽은 이날만큼은 힘을 내지 못했다.
인삼공사는 시즌 첫 3위 도약을 계기로 봄 배구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 2시즌 연속 최하위 수모에서 벗어나는 일은 물론,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장영은이 이탈한데 이어 최수빈이 이날 3세트 도중 발목을 접질려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다. 부상 악재를 이겨내려면 당분간 지민경과 김진희 몫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삼공사다.
대전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