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이태양이 2017년을 재기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동료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 이태양은 팔꿈치 수술의 아픔을 딛고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이 같은 상황에서 이태양(27)의 존재가 한 줄기 희망이다. 2014시즌 30경기에서 7승10패, 방어율 5.29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떠올랐고, 그해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한국의 금메달에 일조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2015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한화의 토종 에이스 후보로 기대가 컸지만,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팔꿈치에 이상신호가 왔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상상 이상의 좌절감을 느꼈던 이태양은 수술 경험이 있는 배영수(38) 등 동료들의 조언에 큰 힘을 얻었다.
다행히 재활은 성공적이었다. 2016시즌 29경기에서 5승8패1세이브, 방어율 4.97(112.1이닝 62자책점)의 성적을 거뒀고, 특히 후반기 17경기에서 5승을 모두 따내는 등 방어율 4.07(73이닝 33자책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비시즌 동안에는 괌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꾸준히 했고, 팔꿈치 보강운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60~70%의 몸 상태로 캠프에 참가한 지난해와 달리 건강하다. 팀 내 가장 확실한 토종 선발투수로 꼽히는 그가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호재다.
한화 이태양. 스포츠동아DB
1월31일 1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태양은 “아프지 않다. 몸 상태는 아주 좋다”며 “오키나와에 도착하면 하프피칭을 할 수 있는 상태로 팔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재활 위주의 훈련이 대부분이었던 지난해 1차 캠프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반갑다. 2016시즌 전반기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방어율 6.64(39.1이닝 29자책점)로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가 실전 감각 부족이었다. 이태양도 “트레이닝파트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보강운동을 하고, 경기에 나가면서 밸런스가 잡혔다”고 했다.
올해는 1차 캠프부터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기쁨이다. 수술 전처럼 최고구속 150㎞대 초반의 빠른 공과 포크볼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통증을 느끼지 않고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과 전력투구가 가능한 몸을 만드는 것은 준비과정부터 다른데, 이태양은 후자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는 재활에 몰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올해는 건강한 몸 상태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2017시즌은 스스로도 기대가 큰 시즌이다. 팀에 꼭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캠프에서 준비 잘하고 돌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