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500만 돌파①] 조인성-정우성 활짝 ‘괜찮아, 대박이야’

입력 2017-02-06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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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킹’이 6일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주 설 연휴 손익분기점 350만 명을 일찌감치 넘어섰던 ‘더 킹’. 국내외 신작들의 개봉에도 ‘공조’와 함께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를 나란히 지킨 ‘더 킹’은 개봉 20일 만에 ‘500만 관객’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품에 안았다.

이 같은 흥행 돌풍은 ‘더 킹’ 출연진 가운데서도 특히 조인성과 정우성에게 남다른 기쁨을 선물했다. ‘더 킹’은 조인성에게 ‘최고 흥행 영화’라는 타이틀을 안겼고 정우성에게는 ‘만회의 작품’이 됐다.

먼저 조인성은 ‘발리에서 생긴 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드라마 대표작만 서너편으로 TV에서는 반가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를 스크린에서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데뷔 20주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출연 영화는 10편이 채 안 될 정도. ‘더 킹’을 만나기 전 대중이 기억하는 조인성의 대표 영화는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2006)였다.

‘클래식’에서는 비중이 많지 않았고 ‘마들렌’ ‘남남북녀’ 등은 아쉽게 흥행에 실패했던 조인성. ‘비열한 거리’를 통해 스크린에서 입지를 다진 그는 다시 유하 감독과 손잡은 ‘쌍화점’(2008)의 흥행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까지 인정받았다. 승승장구하나 했더니 군에 입대했다. 복귀작으로 영화 ‘권법을’ 결정하고 ‘의리’로 몇 년을 기다렸지만 제작이 지연되면서 결국 하차했다.

사정이 이런 탓에 ‘더 킹’은 ‘쌍화점’ 이후 조인성이 9년 만에 내놓은 영화가 됐다. 정작 조인성 본인은 ‘9년’이라는 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팬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더 킹’에서 조인성은 권력을 쥐고자 하는 검사 박태수를 맡아 열연했다. 그는 10대부터 중년기까지 삭발을 감생하는 등 전체 분량의 90%를 소화했다. 영화는 박태수의 인생사를 연결고리 삼아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스크린에 펼쳐냈다. 조인성의, 조인성에 의한 ‘더 킹’이었다.


덕분에 ‘더 킹’은 조인성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비열한 거리’(204만 명)와 ‘쌍화점’(374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쯤 되면 당당하게 ‘인생작’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정우성에게도 ‘더 킹’은 한없이 고마운 작품이다. 흥행 참패의 고리를 끊어줬기 때문. 언제나 충무로 최고 스타인 정우성이지만 ‘신의 한 수’(2014) 이후 성적은 가혹했다. 두 편의 멜로 ‘마담 뺑덕’(47만명)과 ‘나를 잊지 말아요’(42만명)에 이어 기대작이었던 ‘아수라’(259만명)까지 손익분기점 380만명을 넘지 못하고 극장가를 떠났다. 아쉽고 또 아쉬웠다.

‘더 킹’의 대흥행으로 정우성은 그간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더욱 값진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아이오케이-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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