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켈, 저비용이라 뽑은 투수 아니다”

입력 2017-02-1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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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150억 타자’ 이대호(35)를 보강했음에도 롯데의 가을야구 경쟁력이 강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결정적 사유는 투수력이다. 2017시즌 롯데의 마운드 보강은 없다시피 했다. 오히려 최근 2시즌 동안 제1선발 노릇을 해줬던 조쉬 린드블럼(피츠버그)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FA 첫 시즌을 망친(1승2패 방어율 8.71) 송승준이 이번시즌 반등할지에 관해선 반신반의다. 2016년 롯데의 수확인 영건 박세웅(7승12패 방어율 5.76), 박진형(6승2패 방어율 5.81)이 다시 그런 활약을 보여줄지도 낙관할 수 없다. 루키 윤성빈이 첫해부터 통할 수 있을지도 장담 못한다. KBO 3년차에 접어드는 외국인좌완 브룩스 레일리(8승10패 방어율 4.34)는 검증된 만큼 기대치도 제한된다.

그렇다고 롯데의 불펜진 사정이 딱히 개선된 것도 아니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롯데는 구심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중평이다.

그렇기에 롯데의 거의 유일한 플러스 전력이라 할 새 외인선발 파커 마켈(27)의 지분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가 린드블럼을 대신해 선택한 카드치곤 의외라는 것이 야구계의 평판이다. 메이저리거 경력도 없고, 딱히 알려진 투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 내부적으로는 마켈의 성공적 안착에 대한 자신감이 없지 없다. 롯데 외국인 영입작업에 깊숙이 관여하는 라이언 사도스키 해외 스카우트 코치의 추천이 강하게 작용한 작품이다.

롯데 관계자는 마켈 영입에 관해 “우리가 자금력이 부족해서 뽑은 투수(총액 52만5000달러)가 아니다”고 말했다. 순수하게 마켈의 구위를 보고,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는 얘기다. 실제 마켈의 젊은 나이나 레퍼토리를 볼 때, 잘 되면 SK 메릴 켈리 같은 스타일의 알짜를 기대할 수 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지켜본 롯데 김원형 투수코치는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서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갈수록 팀에 적응하며 정상궤도로 올라오고 있다”고 평했다.

마켈, 레일리 그리고 내야수 앤디 번즈로 외국인 라인업을 꾸린 롯데는 100만 달러 선수를 1명도 뽑지 않았다. 타 구단에 비해 저비용을 들였기에 심리적 위압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외국인선수의 성패는 영입 비용에 비례하지 않는다. 롯데의 가을야구 여부는 이대호 같은 상수가 아니라 외국인선수라는 변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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