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탁구왕’ 박규현-김나영, 제1회 MBC플러스 어린이왕중왕전 우승

입력 2017-02-19 2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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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MBC 스포츠플러스 어린이 탁구 왕중왕전(주관: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후원: 대한항공)이 18~19일 양일간 일산 MBC 드림센터 특별 세트장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탁구 꿈나무를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백년지대계'로 허연회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야심차게 시작한 첫 사업이다. 허 회장은 개회식에서 "TV 중계를 통해 꿈나무 선수 육성을 위한 홍보 마케팅을 강화해, 탁구 저변을 확대하고, 꿈나무 선수 확보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꿈나무에 대한 투자는 지금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18~19일 이틀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새학기 6학년이 되는 현재 5학년 선수 남녀랭킹 5위에 4학년 랭킹 1, 2위, 3학년 랭킹 1위 등 남녀 각 8명의 초등부 최강자들이 출전했다.

방송사 스튜디오 안에 탁구대 하나를 두고 9대의 중계 카메라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 숨소리까지 잡아내는 상황, 긴장감 넘치는 무대에서 초등 랭킹 1~8위 선수들이 1대1로 맞붙었다. 이에리사 전 새누리당 의원, 정현숙 여성탁구연맹 회장, 이유성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김충용 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안재형 대한탁구협회 이사, 최영일 삼성생명 총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 등 '대선배'들이 프런트석에서 꿈나무 후배들을 예의주시했다.

한치 양보없는 '진검승부', 낯선 방송국 세트와 카메라, 탁구 선배들의 시선이 집중된 분위기 속에 어린 선수들은 잔뜩 긴장했다. 당찬 후배들의 반란도 이어졌다. '4학년 랭킹 1-2위' 오준성(경기 오정초), 이호윤(의령 남산초)이 5학년 형들을 이기고 나란히 4강에 올랐다.

19일 이어진 준결승, 결승전에서 남녀 초등랭킹 1위 박규현(의령 남산초)-김나영(인천 가좌초)이 우승했다. 박규현은 결승에서 이호윤(의령 남산)을 3대0으로 꺾고 올라온 '국가대표 레전드 오상은 2세' 오준성과 결승에서 격돌했다. '4학년 랭킹 1위' 오준성과 '5학년 랭킹 1위' 박규현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초등학생들의 경기라고 믿어지지 않는 파워풀한 드라이브와 화려한 랠리에 방청석 팬들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탁구공이 2개나 깨지는 격전이었다. 오준성은 첫세트를 로 따내며 분전했으나 이후 '형' 박규현이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자부에서도 '초등 랭킹 1위' 김나영(인천 가좌)이 우승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영진 코치와 가좌초 양미라 코치의 2세인 김나영의 기량은 압도적이었다. 8강에서 정다은(서대전)을 3대0으로 누르고 4강에 올랐고, 4강에서 정세라(울산 남목초)에게 3대1로 승리한 후 결승에 진출했다. '수비형 강호' 반은정(울산 남목초)과의 결승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며 첫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김나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 탁구대 하나만 놓고 하는 경기라 긴장도 많이 됐지만 첫경기 이후에는 재미있었다"고 했다.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남자 탁구왕' 박규현은 "첫경기, 낯선 환경에서 많이 긴장됐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좋은 경험이 됐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앞으로 한국 탁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회다. 과거 '최강전'은 실업대회에만 있었다. 80년대 정동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MBC 탁구최강전의 인기는 엄청났다. 스튜디오에 오니 그때 생각이 난다"고 했다. "한국 탁구의 초석이 되는 초등학생들이 TV 카메라 앞에서 직접 시합하는 경험은 중요하다. 앞으로 선수들이 경기력을 신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훈련, 지도도 중요하지만 TV 앞에서 실전경험을 쌓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대회를 통한 유소년 탁구 활성화를 기대한다. 진작 했어야 할 일인데 늦었지만 후원사와 주관사의 도움으로 이런 대회를 개최하게 돼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대회 준우승자, 오준성의 아버지 자격으로 방청석에 앉은 국가대표 출신 오상은 미래에셋대우 코치는 "아이들이 테이블 1개만 두고 이렇게 주목받는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준성이에게 맘 편히 치라고 했는데 솔직히 내가 저 자리에 선다고 해도 많이 떨릴 것같다"며 웃었다.

경기 후 남녀 우승자 박규현-김나영과 스페셜 매치를 가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초등학교 꿈나무 선수들은 한국 탁구의 풀뿌리다. 특히 같은 '왼손잡이 선수'로서 박규현의 재능을 눈여겨봤다. 중국을 넘을 한국 탁구의 미래가 이 선수들에게 달렸다. 앞으로도 이 선수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우승, 준우승자에게는 각각 상금 200만원, 100만원이 수여됐다. 김용수 의령 남산초 코치, 양미라 가좌초 코치, 이영욱 오정초 코치, 이영순 울산 남목초 코치에게는 지도자상과 함께 각각 격려금 100만원, 50만원이 수여됐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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