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관왕 박혜진 “언니도 이자리에 설 수 있어”

입력 2017-03-0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로 선정된 박혜진(우리은행)이 7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WKBL

■ 여자프로농구 MVP 감동의 수상소감

늘 비교 되는 언니 박언주에게 미안함 전해


우리은행 박혜진(27)이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특별한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혜진은 7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총 99표 중 96표를 받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통산 3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이다. 이밖에도 윤덕주상, 베스트5, 어시스트상, 3점슛상까지 휩쓸어 5관왕에 등극했다.

수상을 위해 여러 차례 무대에 올라야 했던 박혜진은 MVP 수상 순서에서 모두를 감동시켰다. 그녀는 함께 프로농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언니 박언주(29·KEB하나은행)에게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박혜진과 박언주는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박언주가 트레이드되면서 코트에선 적으로 만나고 있다. 박혜진은 “자매라는 이유로 많은 비교를 받았던 언니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고, (언니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무대 아래에서 지켜보던 박언주은 눈시울을 붉히며 동생의 MVP 수상을 축하해줬다.

박혜진은 시상식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까지는 같은 팀에서 뛰어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할 때 언니를 언급하는 것이 어색할 것 같았다. 이제는 다른 팀에서 뛰고 있어 그 동안 못했던 얘기를 언니에게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언니가 팀을 옮기게 돼 숙소에서 짐을 싸고 나간 뒤 일주일 동안 마음이 안 좋고 힘들었다”며 “언니가 부상으로 이번 시즌을 제대로 못 치렀다. 다음 시즌에는 안 아프고, 코트에서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혜진은 이날 시상식에서 상금으로만 1100만원의 부수입을 챙겼다. 박혜진은 “지난 몇 년간 시상식을 마친 뒤 한 턱 쏘느라 늘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금을 많이 받아 적자는 아닐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에도 언니에게 물어보고,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사줄 생각이다”며 남다른 우애를 드러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