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과 선수들이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를 위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 선수들은 중국 현지로 합류하고, 19일 K리그 일정을 소화한 이정협(부산 아이파크)과 허용준(전남 드래곤즈)은 20일 출국한다.
최종예선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가운데 한국(승점 10)은 이란(승점 11)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겨우 승점 1점을 앞서있다. 자칫하다가는 조 2위까지 확보하는 월드컵 본선행에 먹구름이 낄 수도 있다. 23일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6차전,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리아와의 홈 7차전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한국은 안방에서 펼쳐진 지난해 9월 1차전에서 중국을 3-2로 힘겹게 따돌렸다. 중국은 현재 2무3패로 A조 6개국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새로 영입해 일찌감치 합숙훈련을 시작하는 등 한국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일명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까닭에 23일 허룽스타디움에선 어느 때보다 과열된 분위기가 예상된다.
축구대표팀 곽태휘. 스포츠동아DB
여러 여건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에서 또 한 번 엔트리 논란을 일으켰다. 대표적 사례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곽태휘(서울)를 발탁했다가 뒤늦게 교체한 것이다. 부상인줄 뻔히 알면서도 “곽태휘는 벤치에서라도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설명이었지만, 결국 자신의 말을 또 뒤집으며 무리수를 뒀다. 더욱이 실전감각이 우려되는 중국파 수비수들을 중용하면서 ‘아는 선수들만 고집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엔트리는 없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은 일견 타당하다.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책임도 감독의 몫이라는 사실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엔트리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란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슈틸리케 감독이 주변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선 납득할 만한 결과가 중요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