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4.0시대①] ‘한한령’에 길 잃은 K팝, 일본으로

입력 2017-04-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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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략에 나선 케이팝 그룹들. 방탄소년단과 엑소, 트와이스(위부터 아래로)가 전면에 나선다. 동아닷컴DB

한류 콘텐츠에 대해 중국이 그 문을 점점 닫고 있다. 이른바 ‘한한령’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은 한국 문화 콘텐츠 전반에 걸쳐 가해지고 있다. 장기화 우려의 시각 속에 한류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류의 기존 주요 시장이었던 일본과 홍콩이 달리 보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1990년대 말 한류의 싹이 트고(1.0), 일본에서 꽃을 피운 한류(2.0)는 광대한 중국 시장(3.0)을 거쳐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분위기다. 스포츠동아는 이를 ‘한류 4.0’이라 이름 붙였다.


업텐션·SF9 등 일본 시장에 출사표
트와이스는 도쿄체육관서 쇼케이스

케이팝 유망주들이 올해 잇따라 일본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현지에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3월8일 일본 데뷔 음반을 낸 업텐션을 필두로 몬스타엑스, SF9, 트와이스가 올해 열도 공략에 나서는 유망주들이다. 작년 말 데뷔한 스누퍼, 데뷔를 준비 중인 세븐틴도 케이팝의 든든한 미래를 예감케 한다. 동방신기와 빅뱅이 일본에서 최정상급 위치에 올라 있고 엑소와 방탄소년단이 든든한 허리를 이루는 상황에서 신진세력들의 합류로 일본에서 케이팝이 또 한 번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남성 10인조 업텐션은 일본 데뷔 음반 ‘아이디’가 발표 당일 16만7000장을 돌파하며 엑소를 누르고 역대 해외가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절도 있는 군무와 파워 넘치는 퍼포먼스, 남성적인 매력이 현지 팬들을 사로잡은 배경이다.

몬스타엑스는 일본 유니버설뮤직이 설립한 레이블 ‘머큐리 도쿄’를 통해 5월17일 데뷔 음반 ‘히어로’를 발표한다. 머큐리 도쿄는 유니버설뮤직이 몬스타엑스의 현지 데뷔를 위해 세운 레이블이다. 유니버설뮤직 측이 몬스타엑스에 거는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F9은 6월7일 ‘팡파레’를 발표하고 현지 메이저 무대에 정식으로 나선다. SF9은 이미 워너뮤직 재팬과 국내 보이그룹 최초로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워너뮤직재팬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SF9의 데뷔 쇼케이스를 참관한 후 “무한한 재능과 가능성을 느꼈다. 미래가 기대되는 무서운 신인”이라 평가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케이팝 가수의 열도 상륙 릴레이는 트와이스에서 절정을 이룬다. 트와이스는 6월28일 일본 데뷔 앨범 ‘#트와이스’를 발표하고, 7월2일 1만명 규모의 도쿄체육관에서 쇼케이스를 펼친다. 데뷔 쇼케이스가 아레나급 행사장에서 열리는 것은 그만큼 폭발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카라와 소녀시대를 이을 새 주인공으로 충분한 가능성과 실력을 갖췄다. 한류 인기가 정착했지만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진 일본에서 다시 한류 콘텐츠가 시장을 석권하는 시작일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트와이스는 일본 SNS 계정 개설과 동시에 6만명의 팔로어를 기록했다.

이들과 함께 작년 10월 일본에 데뷔한 스누퍼는 3월22일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오 예!!’로 사흘 만에 10만장이 넘는 판매고로 빌보드 재팬 주간차트 2위, 오리콘 주간차트 3위에 오르며 신진세력에 힘을 보탰다. 아직 일본에 정식으로 선보이지 않은 세븐틴은 2월 투어로 5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대형 케이팝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세븐틴은 현재 현지 음반사들의 끊임없는 러브콜 속에 정식 데뷔 일정을 조율 중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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