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정이 1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7일 첫 방송되는 tvN 새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 연출 김철규)를 통해서다.
‘시카고 타자기’는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그의 이름 뒤에 숨은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 한세주의 열혈 팬에서 안티 팬으로 돌변한 문학 덕후 전설(임수정), 그리고 의문의 오래된 타자기와 얽힌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앤티크 로맨스를 그린 작품.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와 ‘공항 가는 길’, ‘응급남녀’ 등을 연출한 김철규 PD가 의기투합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임수정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1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임수정은 ‘시카고 타자기’에서 씩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전설 역을 분한다. 극 중 전설은 수의학도이자 작가 덕후계의 ‘레전드’로, 한때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한세주의 열혈 팬이었지만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안티 팬으로 돌변하게 되는 인물.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임수정의 새로운 매력이 펼쳐질 예정이다.
임수정은 5일 오후 진행된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각본을 본 순간 추론하고 싶어졌다.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로웠다. 현재의 스타작가와 팬의 관계, 이들의 80년 전 인연도 궁금했다. 첫눈에 반했다”고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을 밝혔다.
상대 배우인 유아인에 대해서는 “한세주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점도 있지만, 유아인은 꼭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었던 배우 중 한명이다. 그런 점에서 출연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13년 만에 드라마 촬영에 나선 임수정에게 현장을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임수정은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오랜만에 드라마 현장에 있다는 감정이 무색할 만큼 금방 몰입하고 있다. 함께하는 분들의 도움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수정의 근무환경(?)은 여성들이 부러워 할 만하다. 유아인을 비롯해 고경표, 곽시양, 조우진, 강홍석 등 대다수 출연진이 남자다. 그중에서 주로 호흡을 맞추는 세 꽃미남과의 케미는 임수정을 웃게 한다.
임수정은 “다들 부러워 할 것 같다. 나 역시 너무 좋다. 모두 처음 호흡을 맞추는 배우인데, 한 번쯤 작품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배우들이다”라며 “유아인은 한세주 캐릭터를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다. 덕분에 내가 한세주 팬으로서 저절로 몰입이 된다”고 칭찬했다.
또 유아인은 이런 임수정에 대해 “임수정과 호흡은 광징히 좋았다. 능숙한 연기 선배이자, 자신만의 매려을 가진 선배라서 파트너로서 흐뭇하게 연기하고 있다. 척 하면 척하는 호흡”이라며 “좋은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짜릿한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작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 고경표는 임수정과의 호흡에 대해 “두 분은 시대의 뮤즈다. 그래서 나는 사실 비교할 수가 없다. 어떤 종교을 믿느냐는 느낌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뜻하지 않게 시대적인 인물(?)이 된 임수정은 발끈했다. 임수정은 “네? 시대의 뮤즈요?”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임수정을 유아인은 “임수정 짱!”을 포효하듯 외쳐 웃음을 더했다.
탁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배우들의 ‘케미’(호흡)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임수정은 어린 후배들 사이에서 잘 녹아들고 있다. 13년의 긴 공백을 넘어 새로운 ‘안방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아저씨’를 외치던 임수정이 ‘시대의 뮤즈’가 아닌 ‘현실 뮤즈’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시카고 타자기’는 7일 저녁 8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