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W] 아마야구 투구수 제한, 왜 내년부터?

입력 2017-04-0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동아닷컴DB

동아닷컴DB

프로야구는 위기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참패를 통해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장 내년 열리는 자카르타아시안게임부터 2019년 제2회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리는데 하루 빨리 재정비해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그 첫 걸음이 프로야구의 근간인 아마추어야구를 살리는 일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김응용 회장은 아마추어야구의 정상화를 위해 ‘한계투구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마추어 투수들의 부상이 잦다. 프로에 들어오면 부상으로 인해 곧바로 수술을 받는다”며 “혹사가 심각하다. 한계투구수를 도입해야 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마추어 투수들의 혹사는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말리그가 도입됐지만 프로 입단을 해야 하는 각 팀 에이스들은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주말마다 등판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전국야구대회에라도 나가면 하루가 멀다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과거엔 준결승전에서 이미 140개의 공을 던졌는데 다음날 열리는 결승전에 또 다시 등판해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일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2014년부터 1경기 투구수를 130개로 제한했지만 혹사 방지를 위해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프로야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투수들을 보호할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KBO와 KBSA는 경기당 투구수 제한뿐만 아니라 WBC처럼 투구수에 따른 강제 휴식일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부터 강력하게 시행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은 팀당 60~70명이 넘을 정도로 선수가 넘쳐나 실전에서 던질 기회조차 없는 투수들이 수두룩한 것이 문제지만, 일부 지방팀 중에는 투구수를 제한하면 대회를 치르기도 벅찰 정도로 투수가 부족한 팀도 있다. 교육제도처럼 당장 급하다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KBO와 KBSA도 제도의 연착륙 유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각 학교가 대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