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송된 SBS ‘초인가족 2017’(극본 진영, 연출 최문석) 19회분에서는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만 더 좋아하고 표현하는 것 같은 느낌에 남편 나천일(박혁권)에게 토라진 맹라연(박선영)이 권태기 극복에 나서며 대한민국 부부들에게 공감을 선물했다.
특히 청순한 차림으로 천일을 유혹하고, 남편의 진심에 눈물을 흘리는 대목은 극명한 온도 차를 자연스레 오가는 박선영의 연기로 몰입력을 더했다.
천일이 보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꽃바구니가 잘못 배달된 것을 알고 서러웠던 찰나, ‘결혼 10년 차 부부, 하루 입맞춤 횟수 고작 1.1회’라는 뉴스까지 들리자, 언론조작이라며 분통을 터뜨린 라연. 기세를 몰아 천일에게 “어떻게 된 게 난 결혼하고 점점 순결해져. 당신, 나 사랑히긴 하니?”라며 따졌고 엄마 조여사(김혜옥)와 동생에게 “너무 아껴서 보호수로 지정될 지경”이라며 하소연했다.
하지만 “연애할 때 그 느낌으로 돌아가서 분위기를 잡는 거야”라는 동생의 말에 솔깃해진 라연은 권태기 극복기를 시작했다. 천일의 와이셔츠로 청순한 유혹을 펼쳤고, 와인과 촛불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
오랜만에 보는 아내의 청순함을 공포로 느끼며 계속 딸 익희(김지민)를 찾는 천일에게 폭풍 애교를 부리는 라연의 잔망스러움에 보는 이들의 광대가 승천하는 대목이었다.
욕실에 들어간 천일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라연의 야심 찬 계획은 무너졌지만, 의외의 곳에서 남편의 진심을 발견하며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에 찾아간 아빠의 납골당에서 근처 거래처에 들릴 때마다 방문, “장인어른, 오늘도 거래처 왔다가 다녀갑니다. 오늘도 제가 집사람을 섭섭하게 했네요. 답답한 맘 털어놓고 갑니다”등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가득 눌러 쓴 천일의 방명록을 읽었기 때문.
마음을 녹이는 감동 방명록에 15첩 반상을 준비, 최고의 애정 표현을 선보인 라연. “어쩜 우린 표현에 인색해진 게 아니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걸지도 모른다. 난 화끈한 남자와 살고 있진 않지만, 따뜻한 남자와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라연의 내레이션에 공감으로 막을 내렸다. ‘초인가족 2017’, 오는 1일 밤 11시 10분 SBS 방송.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초인가족 2017’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