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승준, ‘춤추는 포크볼’로 일궈낸 381일만의 승리

입력 2017-04-25 2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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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송승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베테랑 송승준(36)에게 2016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2015시즌이 끝나고 4년 총액 4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지만, 지난해 10경기에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8.71(41.1이닝 40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오른 팔꿈치 부상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다. 결국 지난해 10월말 오른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 마운드로 돌아왔다.

중간계투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롱릴리프, 익숙하지 않은 자리였다. 7경기에서 거둔 성적도 1홀드, 방어율 6.75(12이닝 9자책점)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25일 사직 한화전 선발등판도 기존 선발자원 김원중의 엔트리 말소에 따라 찾아온 기회였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송)승준이가 5이닝만 책임져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과거와 같은 강력한 선발투수의 모습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송승준의 생각은 달랐다. 이날 마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공이 아닌 열정을 던졌다’는 말이 딱 어울렸다. 5.2이닝 3안타(1홈런) 5삼진 무4사구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팀의 4-2 승리를 이끌며 지난해 4월9일 사직 삼성전 이후 381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꾸역꾸역 선발승 요건을 채우며 얻은 승리가 아닌, 한창 좋았을 때 위력을 뽐내며 거둔 1승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이날 송승준의 직구(49개) 최고구속은 148㎞까지 나왔고, 결정구인 포크볼(17개)과 커브(13개)도 위력적이었다. 특히 이날 삼진 5개를 솎아낸 결정구는 모두 포크볼이었는데,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가라앉는 움직임이 기막혔다. 2회 이성열에게 1점홈런을 허용한 것만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호투였다. 빠른 템포로 투구하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모습에선 관록이 느껴졌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 송승준은 그렇게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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