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콘서트] 전인권의 무대에는 ‘해명’이 아니라 ‘노래’가 있었다

입력 2017-05-07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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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연기획사 제공

예상했던 ‘해명’은 없었다. 다만 ‘노래’가 있었을 뿐이다.

가수 전인권은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콘서트를 개최했다.

전인권의 이번 콘서트는 시작 전부터 ‘외적인 이유’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은 공연이다.

당초 6일과 7일로 예정돼 있었던 이날 콘서트는 ‘판매부진’을 이유로 7일 콘서트가 취소됐으며, 또 전인권의 대표곡인 ‘걱정말아요 그대’가 표절시비에 휘말리는 난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공연 취소와 갑작스러운 표절논란의 원인이 전인권의 안철수 후보 지지선언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돼, 공연 직전까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콘서트를 앞두고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전인권이 공연취소와 표절논란에 어떤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을 것인지에 집중됐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를 모은 해명은 없었다.

대선은 물론 정치적인 이슈에 관련된 발언은 일체 없었으며, 표절논란 역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사진=공연기획사 제공


시작할 때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라고 말한 것과 공연도중 지나가는 말로 “독일 진짜 갈 겁니다”라고 말한 것, 게스트로 출연한 이병우가 “형님의 힘을 북돋아주는 연주를 하려 한다”라고 말한 것 정도가 앞서 벌어진 이슈를 떠올리게 하는 발언의 전부였다.

이런저런 해명은 없었지만 대신 이날 콘서트에는 ‘노래’가 있었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권은 “내가 노래했던 방송에 가서 물어보라. 지금이 제일 힘이 넘친다고 한다”라고 가수로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 이날 전인권은 이순을 넘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힘과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를 선보여 이 발언에 조금의 과장도 없다는 걸 입증했다.

허무하고 처절하게까지 느껴지는 전인권 특유의 창법으로 불리는 희망찬 가사의 노래들은 더욱 절실하게 사람들의 귀와 가슴속을 파고드는 감동을 선사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노래하는 전인권의 모습을 단 하루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이날의 콘서트는 그 ‘노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사진=공연기획사 제공


사실 전인권의 ‘해명’은 사람들의 관심사일 뿐이지, 전인권의 의무도 아니고 콘서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전인권이 누구를 지지하는 게 문제가 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인거고, 표절 논란은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날 울려 퍼진 전인권의 노래와 어느새 여기에 심취한 관객들의 모습은 애초에 콘서트에서 어떤 해명을 기대했던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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