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추신수가 9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에서 7회 1점홈런을 때려내며 메이저리그 통산 150홈런 고지를 밟았다. ML 동양인 선수 최다 홈런 보유자인 마쓰이 히데키(175홈런)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에 8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2타수1안타1타점1득점1도루를 기록했다. 이날의 유일한 안타가 올 시즌 4호이자 통산 150호 홈런이었다. 이날 1-5로 패한 팀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낸 것. 그뿐만 아니라 5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딜라이노 드실즈의 타석 때 2루를 훔쳐 통산 120도루(시즌 2호) 고지를 밟았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38에서 0.243(103타수25안타)으로 소폭 상승했다.
추신수는 빅리그에 몸담았던 동양인 타자 중 마쓰이 히데키(은퇴)에 이어 2번째로 1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마쓰이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뉴욕 양키스와 LA 에인절스~오클랜드~탬파베이를 거치며 통산 1236경기 타율 0.282(4442타수1253안타), 175홈런, 760타점의 성적을 거둔 ML 동양인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다. 추신수가 마쓰이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선 26개의 홈런이 더 필요하다. 텍사스 이적 첫해인 2014년부터 9일까지 46개의 홈런을 터트린 페이스를 고려했을 때 빠르면 내년에 마쓰이의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마쓰이 히데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2006년 7월29일 제이콥스필드에서 열린 시애틀과 홈경기에서 ML 데뷔 첫 아치를 그렸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97마일(156㎞) 직구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팀의 1-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2010년 7월1일에는 통산 50호 아치는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와 홈경기에서 제시 리치를 상대로 때려낸 솔로홈런이었다. 신시내티 시절인 2013년 8월28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에서 조 켈리의 체인지업(시속 136㎞)을 받아쳐 100홈런 고지를 밟았고, 이날 7회 브래드 핸드의 시속 148㎞ 빠른 공을 밀어쳐 150호 아치를 그렸다.
당장 추신수의 홈런 기록을 넘어설 동양인 타자는 보이지 않는다. ML 통산 115홈런(동양인 3위)을 기록 중인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는 은퇴가 임박한 데다 지난 3년간(2014~2016시즌) 그려낸 아치는 3개뿐이다. ML 동양인 홈런 4위 조지마 겐지(48홈런)는 은퇴했고, 5위 이구치 다다히토(44홈런·지바 롯데)와 6위 후쿠도메 고스케(42홈런·한신)는 ML을 떠나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선수생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와 1억3000만달러(약 1472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자기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시즌 타율 0.300을 넘기지 못했고, 두 자릿수 도루도 실종됐다. “건강한 추신수는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던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의 믿음에도 응답하지 못했다. 이토록 어려운 여건에서 만들어낸 150홈런·120도루의 기록은 추신수가 ML 역대 최고의 동양인 타자로 올라서기 위한 하나의 이정표라 의미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