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도둑님’이 몰입도 높은 전개로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3일 오후 첫 방송된 MBC새 주말특별기획 ‘도둑놈 도둑님’(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오경훈,장준호)이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한 치밀하고 흡입력 있는 연출과 전개, 명품 아역 배우들의 열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등이 제대로 어우러져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친일파 후손이라는 오명을 벗고자 노력하지만 야욕에 눈이 먼 나머지 의열단 지도를 찾기 위해 독립운동가 후손 장판수(안길강 분)를 납치하는 홍일권(장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독립운동가 후손과 친일파 후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물 관계가 한 회에 걸쳐 모두 펼쳐지면서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했다.
인상 깊었던 건 한 편의 스릴러 영화처럼 긴장감 넘치는 긴박한 폭풍 전개였다. 영문도 모른 채 홍일권 일행에게 끌려가는 장판수의 모습, 홍일권의 협박에 못 이겨 아들을 지키기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장판수의 감정,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야 하는 운명이 짧은 시간 안에 스펙타클하게 그려진 것. 예측 불가한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력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완성했다.
스토리는 물론이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안방극장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안길강, 최종환,장광,김정태,정경순,신은정, 등 구멍 없는 베테랑 배우의 포진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배가됐다.
납치돼 폭행당하는 장면에서 안길강은 몸을 던져 열연했고, 김정태는 특유의 넉살스러운 연기로 부패 경찰 연기를 맛깔스럽게 표현하며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악역으로 돌아온 장광 역시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의 향연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가족을 위해, 또 아들을 위해 새로운 삶을 다짐한 장판수가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은 친구와의 의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또 다시 도둑질을 하는 모습으로 끝난 엔딩 장면은 다음회를 기대케 하는 대목. 아빠를 애타게 찾는 친구의 아들을 껴안고 우는 장판수를 지켜보는 그의 아들 장민재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갈등과 운명을 예고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