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콘서트] 월디페, ‘大 EDM페스티벌 시대’의 서막을 알리다

입력 2017-05-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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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이피씨탄젠트

2017 월드DJ페스티벌(이하 월디페)가 화려하게 ‘大 EDM페스티벌 시대’의 서막을 선언했다.

‘한국 EDM의 성지’라고 일컬어지는 잠실 주경기장에서는 5월 13일과 14일 월디페가 개최됐다.

올해로 월디페는 11회째 개최이자 2010년 서울 한강시민공원 개최 이후 7년 만에 (2011∼2014년 양평, 2015∼2016년 춘천 개최) 서울로 돌아와 진행되는 것으로, 이틀간 무려 7만 여명의 관객이 운집해 월디페의 서울 귀환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공연은 기대감에 어긋나지 않게 성대하고 또 화려했다. 마데온(Madeon), 앨런워커(Alan Worker), 자우즈(Jauz), 제드스데드(Zedsdead), 익시전(Exiciosion) 등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DJ들이 펼친 무대에 사람들은 연신 환호를 보냈고, 끊임없이 이어진 레이저와 화염, 폭죽 연출은 화려함의 극치였다.

자연스레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열기는 고조됐고, 심지어 13일 공연도중에는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열기는 전혀 식을 줄 몰랐다.

이날 현장에서 느낀 점은 ‘EDM페스티벌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월디페야 국내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중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EDM페스티벌이 성행한건 불과 수년전의 일이며, 그전까지는 록페스티벌이 있었고, 점차 팝과 블랙뮤직 등까지 포용한 뮤직 페스티벌이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EDM페스티벌은 록페스티벌이나 뮤직페스티벌과는 확연히 다른 색을 지닌 페스티벌이다.

EDM페스티벌이 록페스티벌과 뮤직페스티벌과 다른 결정적인 차이는 ‘그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구체적으로, 록페스티벌과 뮤직페스티벌이 무대 위에 뮤지션들에게 더 비중이 쏠린다면, EDM페스티벌은 반대로 무대 아래 관객들의 비중이 더 큰 페스티벌이다.

록페스티벌이나 뮤직페스티벌은 일단 ‘뮤지션이 무대 위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관객은 이를 감상한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즉, ‘음악의 감상’이 기본 전제로 있기에 자연스럽게 어떤 뮤지션이 무대에 올라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지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EDM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르는 DJ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DJ(Disk Jockey, 디스크자키)는 ‘디스크를 골라 재생하는 사람’을 뜻한다.

물론 EDM의 발전과 유행은 고전적인 의미를 넘어 DJ가 직접 음악을 만들고 이것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는 시대를 만들었지만, 일단 DJ가 ‘음악을 트는 사람’이라는 기본적인 틀은 변함이 없다.

실제 EDM페스티벌에 오르는 DJ들이 자신이 곡이 아니더라도 다른 히트곡을 리믹스해서 들려주는 모습을 흔한 일이다.

그리고 DJ가 ‘음악을 트는 목적’은 관객들의 흥을 돋워 잘 놀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시 말해 EDM페스티벌의 주체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아래에 있다는 뜻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관객들을 잘 놀게 할 수만 있다면, DJ는 어떤 음악을 플레이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또 EDM페스티벌을 찾는 관객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에 EDM페스티벌을 찾는 관객들은 마치 파티에 참석하는 것처럼 의상에서부터 자신이 돋보이고 주목 받을 수 있는 의상을 입고,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걸 즐기며 쉴 새 없이 음주가무를 이어가곤 한다.

사진=비이피씨탄젠트


자연스레 EDM페스티벌은 그 분위기는 여타 페스티벌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이런 분위기는 자신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찾는 걸 중요시하는 현 시대의 정서와 부합되면서 근 수 년 사이에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시즌도 아닌 5월에 개최된 월디페에 몰린 수 만여 명의 사람들은 이런 EDM페스티벌이 이제 국내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이자, 올 한해 매달 이어지는 ‘大 EDM페스티벌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였다.

실제 월디페를 시작으로 올 한해 국내에서는 UMF KOREA, 하이네켄 스타디움, 월드클럽돔페스티벌 등이 줄줄이 개최를 확정짓고 준비 중에 있으며,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아카디아 코리아,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 등도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 EDM페스티벌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직접 그 현장감과 분위기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혹시 춤을 추지 못해서 가기가 꺼려진다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공연장에 발을 들인 순간 어느새 절로 몸을 흔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며, 또 이곳은 어떤 몸짓도 다 춤이 되는 현장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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