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부활, 새 스윙코치와 아버지의 힘

입력 2017-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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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스윙 수리 전문’ 폴리 영입 후 강한 스윙
아버지 조언따라 바꾼 집게 그립 효과도


2012년 1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마지막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최연소(17세 5개월 6일)로 통과하며 데뷔한 김시우(22)는 그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그 중 하나가 스윙코치들의 관심이다.

6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어려서부터 아버지 김두영(62) 씨에게 골프를 배웠다. 스윙의 기초를 만들어준 이는 골프를 좋아했던 아버지였다. 이후 골프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여러 프로들에게 레슨을 받았지만, 현재 스윙의 약 80%는 아버지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김시우는 PGA 투어 데뷔 이후 새 스윙코치를 찾아 나섰다. 더 완벽한 스윙과 함께 PGA 투어에 맞는 스윙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최상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많은 선수들이 비슷한 실패를 경험한 것처럼 김시우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 데뷔 2년간 부진했던 것도 스윙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원점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스윙 감각을 겨우 되찾았다.

김시우를 향한 스윙코치들의 러브콜은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윈덤챔피언십 우승 이후 타이거 우즈의 스윙코치였던 션 폴리의 제안이 거듭됐다. 그는 PGA 투어의 ‘스윙 수리 전문가’로 통한다. 각종 데이터와 첨단장비를 많이 활용하고, 생체역학 등 다양한 자료를 접목하는 스윙코치로 유명하다. 우즈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함께했다.

올해 초 스윙 불안에 빠진 김시우는 폴리를 찾았다.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때부터 새 스윙코치로 영입했다. 그동안 스윙을 교정하면서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김시우에게는 또 한 번의 모험이었다.

새 스윙코치를 만난 김시우의 스윙은 효율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백스윙 때 머리를 좀더 고정하고, 하체를 많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상체의 큰 꼬임을 통해 강한 스윙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약 4개월간 계속된 교정은 조금씩 효과를 드러냈다. 시즌 내내 50% 정도에 불과했던 페어웨이 안착률이 4월 이후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선 62%였다. 여기에 아버지의 조언이 더해졌다. 아들의 스윙을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아버지는 잃어버린 스윙 리듬을 되찾게 해줬다.

마스터스 이후 바꾼 퍼트 그립도 효과를 보고 있다. 그 전까지는 스탠더드 그립을 사용했다. 마스터스 직후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집게 그립으로 변화를 줬다. 김시우는 퍼트 스트로크 때 헤드로 공을 살짝 때리는 스타일이었다. 집게 그립으로 바꾸면서 밀어내는 듯한 스트로크를 하게 됐고, 그 뒤로는 약점이던 짧은 거리의 퍼트 실수가 크게 줄었다.

스윙 불안감을 떨쳐낸 김시우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자신감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다. 거침없는 질주만 남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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