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칸 영화제①] 봉준호-홍상수-박찬욱 세 거장에게 거는 기대

입력 2017-05-17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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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홍상수-박찬욱 감독. 사진|넷플릭스-동아닷컴DB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가 드디어 칸의 밤을 수놓는다. 17일 오후 7시 15분(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 15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축제를 시작한다.

1946년 개최한 칸 국제 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다. 한국뿐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매년 관심 있게 지켜보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심사위원부터 경쟁 부문 진출까지 한국의 감독과 배우 혹은 그들이 나선 작품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먼저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영화 ‘옥자’로 칸 국제영화제에 방문한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미국 영화지만 봉준호 감독의 이름 하나 만으로 국내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괴물’, 2008년 ‘도쿄!’, 2009년 ‘마더’를 통해 칸에 초청받은 바 있다. 2011년에는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바 있다. 6년 만에 다시 찾는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공식 경쟁 부문에 ‘첫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넷플릭스 또한 ‘옥자’와 또 다른 영화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를 통해 오리지널 영화로 칸 국제 영화제에 처음 초청받았다.

칸 영화제 개막에 앞서 ‘옥자’는 위기 아닌 위기를 맞았다. 프랑스 극장 협회가 “극장 개봉을 하지 않는 넷플릭스 작품이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하는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반대 성명을 발표한 것. 이에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가 경쟁 부문에서 제외될거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칸 영화제 운영회 측에서 내년부터 반드시 극장에서 개봉하는 작품만 영화제에 출품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일단락됐다.

이와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옥자’ 기자간담회에서 “관객이 영화를 보는 형태는 점점 다양하게 늘어가고 있다. 결국 ‘공존’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련은 상황은 과정 속의 ‘작은 소동’일 뿐”이라며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풀어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 영화제 진출 소감으로는 먼저 “두렵다”고 입을 뗐다. 그는 “감독의 입장에서 작품을 첫 공개 할 때 칸 영화제 만큼 흥분되고 영광스러운 자리가 없다. 그러나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간 생선의 마음이기도 하다”면서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영화를 빨리 오픈해야 이런 저런 다른 말없이 오로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레드카펫 행사에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데본 보스틱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부터 ‘미자’ 역의 안서현과 변희봉까지 ‘옥자’의 주역들과 함께 참석한다.

‘첫 경쟁’ 봉준호 감독에 비해 홍상수 감독은 ‘경쟁 베테랑’이다.

홍상수 감독은 스무 번째 연출작 ‘클레어의 카메라’와 스물한 번째 영화 ‘그 후’가 나란히 제70회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그 후’는 경쟁 섹션에 후보로 올랐고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다. 한 감독의 작품 두 편이 영화제에 동시 초청되는 것도 흔하지 않은데다 두 작품 모두 공식 부문에 초청된 경우는 더더욱 흔치 않다. 두 영화 모두 연인 김민희가 출연했다.

홍상수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에서와 같이 이번에도 김민희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함께 걸었다. 당시 김민희는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영화 ‘아가씨’를 통해 칸 영화제를 찾았던 박찬욱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 자격으로 영화제를 방문했다. 한국인이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이 된 것은 故 신상옥 감독과 ‘밀양’ 이창동 감독, 배우 전도연에 이어 네 번째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가브리엘 야레 음악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마렌 아데 감독, 감독 겸 배우 아네스 자우이,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판빙빙, 윌 스미스가 심사위원으로 활약한다. 심사위원장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맡는다.

한국 영화의 거장 봉준호 홍상수 박찬욱 감독이 향한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는 17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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