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장기용, 이런 특급 유망주 또 없습니다

입력 2017-05-22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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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얼굴과 달리 연기는 아직 낯선 배우가 있다. 장기용의 이야기다. 장기용은 2012년 서울컬렉션을 통해 모델로 데뷔해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오소녀(이성경)의 남자친구 샘 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에 입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최고의 결혼’, ‘선암여고 탐정단’, ‘뷰티풀 마인드’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고 있지만, 여전히 모델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아이유의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 뮤직비디오의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아직도 장기용이 아닌 ‘아이유의 남자’, ‘분홍신 뮤비남’ 등으로 불릴 정도다. 장기용은 “벌써 4년째 같은 말을 듣고 있다. 인터뷰 질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아이유에 관한 거다”라며 “이제는 ‘아이유의 남자’가 아닌 ‘배우 장기용’으로 불리고 싶다”고 바랐다.

이런 장기용의 간절함이 이루어진 걸까. 장기용을 재평가하게 된 작품이 등장했다. 지난 9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극본 김경민, 연출 김진민, 이하 ‘그거너사‘)이다. 장기용은 극 중 크루드플레이 드러머 지인호 역을 맡아 연기했다. 연기에 입문한 이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다. 특히 후반부에는 모든 갈등을 봉합하는 ‘키맨’으로 등장한 만큼 장기용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16회를 시작부터 끝까지 참여한 작품은 ‘그거너사’가 처음이에요. 촬영장에 가는 기분이 매번 달랐어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막상 끝나니 아쉬워요. 사실 우리 드라마가 청춘물이라 시청률이 낮다는 평가도 많은데, 시간대만 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겐 너무 의미가 큰 작품이에요. 첫 인생작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유 뮤직비디오가 아닌 정극으로 제대로 절 알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웃음)”



‘그거너사’를 떠올리며 옅은 미소를 짓는 장기용이다. 툭툭 내뱉는 건조한 말투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또 극 중 대리연주 사건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이를 알게 된 강한결(이현우)에게 눈물로 고백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고함 한번 질러본 적 없어요. 무난하게 난 인생의 표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온몸이 떨리는 감정을 느껴본 것 같아요. 고함도 쳐보고 소리쳐서 울어도 보고, 정말 기억에 남아요. (이)현우와 호흡을 맞추는 데, ‘이게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어요. 정말 그 상황이 되니깐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직 부족하지만, 그 감정을 느낀 저에게 감사하고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제게 작은 칭찬을 했어요. ‘잘했다 기용아’라고.”

장기용은 자신을 다독이며 배우로서의 방향을 잡아간다. 부족한 부분은 연습과 현장에서 부딪히며 채워가고 있다. 때론 연출자의 모진 소리에도 약으로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다고. 장기용은 “‘그거너사’의 김진민 감독님은 ‘츤데레’다. 더 잘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생각하면 거칠 게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욕도 먹고 하니 감정도 상하고, 감독님이 무서웠는데, 감독님의 ‘보상 칭찬’에 마음이 얼음이 녹듯 녹더라. 정이 많으신 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장기용의 마음은 기승전‘그거너사’이다. 자신에게 특별한 만큼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대중이 장기용을 기억하는 작품은 ‘그거너사’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아이유’ 뮤직비디오 다음은 웹드라마 ‘썸남’이 아닐까.

이에 대해 장기용은 “‘썸남’은 참으로 병맛(?)의 묘미를 잘 살린 작품”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도 그럴 것이 ‘썸남’은 이웃집 두 자취남이 썸타는 브로맨스를 그린 작품. 최우식과 장기용의 눈부신 정체성 이상 징후(?) 연기가 보는 이들을 폭소하게 하는 웹드라마다.


“사실 ‘썸남’ 출연을 거절하려고 했어요. 전 ‘그런’(?) 취향이 아니거든요. ‘그런’ 분들의 취향을 존중합니다만, 뭐랄까요. 너무 ‘병맛’이라서 연기하는 제가 더 민망해질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런데 (최)우식이 형이 출연한다는 거예요. 안 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괜히 저도 궁금한 거 있잖아요. 그래서 출연했는데, 촬영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시즌2를 하게 되면 또 출연하고 싶어요. 우식이 형이 또 할까요? (웃음)”

밝고 쾌활하다. 분명 자신은 정적인 사람이라고 했지만, 장기용은 날 것의 입담(?)과 액티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는 앞으로 임할 오디션에도 집중한다.

장기용은 “차기작이라는 말은 내게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올해도 ‘배우 장기용’으로 기억되기 위해 많은 작품 오디션에 참여할 계획이다. 부족한 만큼 더 노력하겠다”며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 많은 채찍 부탁한다. 달게 받고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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