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홈필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 6회초 교체 투입됐다. 종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은 64번의 경기를 전부 선발로만 출격했다.
그러나 클레이턴 커쇼~브랜던 매카시~앨릭스 우드~마에다 겐타 등 다저스의 선발진이 흘러넘치자 일시적으로 류현진의 자리가 애매해졌다. 결국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9일 마이애미전에서 시즌 2승을 거뒀음에도 류현진의 일시적 불펜 전환을 시행한 것이다. 다저스에 왼손 선발이 많다는 것도 류현진에게 악재였다. 류현진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기에 다저스는 롱릴리프 보직을 맡기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어쨌든 마에다에 이어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저스의 7-3 승리를 지켜낸 류현진은 KBO리그 한화 시절인 2006년 10월2일 두산전 이후 3889일만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51구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91마일(약 146㎞). 류현진은 어깨를 다치기 이전에 비해 구속이 떨어진 직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위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요리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배려에도 자신의 등판 스케줄을 알 수 없는 불펜 보직은 류현진에게 부담스럽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류현진이 롱 릴리프 보직을 받아들인 것은 이타적인 일”이라고 호평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조금 더 불펜 역할에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류현진은 “선발투수로서 성적이 내가 원하는 만큼 좋지 못했고(7경기 36이닝 2승5패 방어율 4.75) 불펜으로 전환됐다. 선발로서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