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코너워크’ 한화 배영수, 다시 찾은 에이스 본능

입력 2017-05-28 17: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배영수. 스포츠동아DB

한화 배영수. 스포츠동아DB

한화 배영수(36)는 삼성에서 뛴 2014년까지 ‘푸른 피의 에이스’로 통했다. 삼성에서만 뛰며 현역 최다승(2014년까지 124승) 기록을 새로 썼고, 팀의 우승에는 늘 그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기에 이 같은 애칭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거둔 32경기 4승11패, 방어율 7.04의 성적이 초라해 보인 것은 당연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1억5000만원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늘 ‘보여준 것이 없다’는 혹평과 마주해야 했다. 올 시즌에는 27일까지 8경기에서 4승(2패)을 따냈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28일 마산 NC전은 배영수 본인은 물론 팀에도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전날(27일) 8연패 탈출과 동시에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한화로선 여세를 몰아 위닝시리즈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한화 김해님 불펜코치가 NC 선발 에릭 해커의 투구 템포에 맞춰 배팅볼을 던져주며 훈련을 도운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타선은 3회까지 해커를 상대로 4득점하며 소임을 다했다. 이날 전까지 2.51이던 해커의 방어율을 감안하면 한화 타선은 기대 이상으로 잘 쳐줬다. 배영수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날 배영수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7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5안타 3사사구 7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8-1 승리를 이끌고 시즌 5승(2패)째를 따냈다. 5.22까지 치솟았던 방어율도 4.63(46.2이닝 24자책점)으로 다시 낮췄다. 직구(52개) 최고구속은 141㎞로 빠르지 않았지만, 완벽에 가까운 좌우 코너워크를 앞세워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개의 삼진을 뺏었다. 올 시즌 성공의 열쇠로 꼽았던 코너워크가 이뤄지자 타자를 상대하기도 그만큼 수월했다. 낙폭이 큰 슬라이더(36개)는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포크볼(8개)과 체인지업(5개)도 적재적소에 곁들여 효과를 봤다. 4-0으로 앞선 5회 무사만루 위기에서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쳐 1점만 주고 위기를 벗어난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직전 등판인 23일 광주 KIA전에서 3.1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던 아쉬움을 씻어내기 충분했다.

배영수는 경기 후 “포수 (차)일목이 형과 전력분석팀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며 “부담을 갖기보다 무조건 이기려고 달려들었다. 직전 등판에선 내 기분대로 던지기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했다. 코너워크는 시즌 초 생각했던 만큼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 분위기를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포수 차일목은 “(배)영수의 몸쪽 코너워크와 슬라이더가 좋았다. 제구가 잘돼서 오히려 내가 영수 덕분에 편하게 경기를 했다”고 공을 돌렸고, 이상군 감독대행도 “배영수가 베테랑답게 여유를 갖고 잘 던져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