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문승원. 스포츠동아DB
그러나 힐만 감독은 꾸준히 문승원에게 기회를 줬다.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흔들림 없이 선발로 등판일정을 잡았다. 감독의 믿음에 문승원이 보답했다. 5월 21일 마산 NC과 27일 문학 SK전에서 연속으로 6이닝 무실점 경기를 하며 선발투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LG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동안 단 3안타만을 허용한 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4월 27일 잠실 LG전에서 3.2이닝 3실점하며 조기강판 당했던 설움을 털어냈다.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포수 이재원이 2회초 무사 1,2루에서 LG 히메네스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삼중살로 이닝을 마친 후 선발 문승원(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힐만 감독은 28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예전에 비해 제구력이 좋아진 게 가장 컸다. 또 전날 경기에서 3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자신 있게 공을 던지더라”며 “자신이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모습이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진해도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강력한 선발후보였다”며 “4가지 구종을 던질 줄 아는 투수였고, 팔스윙 스피드가 굉장히 빨랐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으면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이 무작정 기다려주기만 한 게 아니다. 문승원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겠다”고 선수의 마음을 안정시킨 뒤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라”는 주문을 꾸준히 하면서 성장을 바랐다. 힐만 감독은 “27일 경기가 왜 문승원을 지금까지 믿었는지 답이 될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하고는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어느 정도 올라와주길 바랐는데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