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 vs 슈퍼트리오…‘골클 3년 전쟁’ 종지부 찍는다

입력 2017-06-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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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가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맞붙는다. 2014~2015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 2015~2016시즌에는 클리블랜드가 웃었으니 이번 대결은 삼세판의 승자를 가리는 진검승부나 다름없다. 클리블랜드 르브론 제임스(오른쪽)와 골든스테이트 스티븐 커리가 그 선봉장이다. 누가 이기든 개인은 물론 팀에도 영광의 역사로 남게 된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역대급’ NBA 파이널 관전 포인트

나란히 우승 한 번씩…파이널 삼세판
주축선수 부상 없이 100% 전력 격돌
‘킹’ 제임스·이적생 듀란트 활약 기대


2016∼20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이널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아레나(골든스테이트 홈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승제의 진검승부를 펼친다. 이번 파이널에선 ‘역대급’ 명승부가 예상되는 까닭에 1차전이 벌어지기 전부터 전 세계 농구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왜 ‘역대급’ 파이널인가?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는 3시즌 연속 파이널에서 만났다. NBA 역사상 같은 상대끼리 3시즌 연속 파이널 맞대결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2015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4승2패), 2015∼2016시즌에는 클리블랜드(4승3패)가 우승을 나눠가졌다.

두 팀은 이번 파이널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거침이 없었다. 서부 1위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PO) 1라운드부터 콘퍼런스 결승까지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12연승을 질주했다. 동부 2위 클리블랜드는 동부 1위 보스턴과의 콘퍼런스 결승 3차전에서 108-111로 패하기 전까지 지난 시즌부터 PO 13연승을 달렸다. 이는 역대 NBA PO 최다연승기록이다. 올 시즌 PO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과 역대 PO 최다연승 팀의 격돌이다.

라인업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티븐 커리(29)-클레이 톰슨(27)-케빈 듀란트(29)-드레이먼드 그린(27)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를 보유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에는 카이리 어빙(25)-르브론 제임스(33)-케빈 러브(29)의 ‘슈퍼트리오’가 버티고 있다. 이들 7명은 모두 이번 시즌 NBA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역대 NBA 파이널에서 7명 이상의 올스타가 나선 것은 1961∼1962시즌 보스턴-LA 레이커스와 1982∼1983시즌 필라델피아-LA 레이커스를 비롯해 이번이 3번째다.

주축선수의 부상도 없다. 지난 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의 주전 센터 앤드루 보거트(33·현 클리블랜드)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지만, 올 시즌에는 두 팀 주축선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없다. 100%의 전력으로 맞붙는다는 얘기다. 2010년대 최강팀을 가리는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리블랜드 르브론 제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킹’ 르브론의 지배력은 여전할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퇴)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의 지배자였다면, 2000년대의 지배자는 단연 르브론 제임스다. 제임스는 NBA 최초로 7시즌 연속 파이널에 출전한 선수이자, 2개 팀(마이애미·클리블랜드)에서 4차례씩 파이널을 경험한 선수다. 또 PO 개인통산 득점에서도 5995점으로 조던(5987점)을 넘어 역대 1위로 등극했다. 이번 파이널에서 제임스는 역대 최초로 PO 개인통산 6000점을 넘어서게 된다.

2003∼2004시즌 데뷔한 제임스는 14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74경기에 출전해 평균 26.4점·8.6리바운드·8.7어시스트를 올렸는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프로 경력 10년을 훌쩍 넘어서도 개인기록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괜히 ‘킹’이 아니다. 제임스의 집중력은 PO에서 더욱 높아지는데, 올 시즌 PO 13경기에선 평균 32.5점을 뽑았다. 정규리그보다 무려 6점이나 높은 수치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부분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농구의 왕’으로 불리는 제임스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보란 듯이 클리블랜드를 우승으로 이끌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지배력을 과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골든스테이트 케빈 듀란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듀란트는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골든스테이트의 우승을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듀란트의 존재다. 듀란트는 리그에서 제임스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포워드다. 그가 정든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이유는 우승 반지 때문이다.

그동안 NBA에선 우승을 위해 이적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과거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이상 은퇴)은 우승을 위해 2003∼2004시즌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디트로이트에 가로막혀 좌절했다. 반대로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은 2007∼2008시즌을 앞두고 폴 피어스(이상 은퇴)가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던 보스턴으로 이적해 ‘빅3’를 구축한 뒤 우승 반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듀란트는 지난해 여름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할 당시 오클라호마시티 프랜차이즈스타의 가치를 저버린 채 우승을 위해 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일단은 2011∼2012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파이널에 올라 그토록 원했던 우승 반지를 낄 기회를 잡았다. 스스로도 우승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간판스타 커리가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듀란트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적잖은 부담을 안고 파이널에 나서는 듀란트가 제임스와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느냐는 우승 반지 획득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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