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30승 합작’ 14기를 주목하라

입력 2017-06-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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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규

1·1기 등 베테랑 선전 속 14기 두각
9승 박원규·5승 고정환 등 빠른 적응


스포츠에서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경정이 그렇다. 자리싸움이 중요한 경륜의 경우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는 좋은 자리를 잡을 확률이 커진다. 신인이라도 아마추어 경력이나 훈련원 성적 등을 통해 기존 선배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자리싸움에서 유리해져 우승확률이 더 높아진다.

비슷한 베팅 스포츠지만 경정은 경륜과 다르다.

경정은 물위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스포츠인 만큼 스타트 집중력과 함께 1턴 마크 경합이 승패를 결정한다. 따라서 6명의 출전 선수들이 펼치는 다양한 경주상황을 노련하게 풀어나가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턴 경합에서 밀린다면 순위권을 장담할 수 없다. 신인들은 실전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수많은 변수에 대처능력이 떨어져 초반에 우승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제 2017시즌 전반기도 5회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19회차까지 총 638 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1기(119승. 18.6%)가 초반 열세를 딛고 경주를 주도하고 있다. 곽현성, 김종목(9승) 강지환, 이응석(7승) 정민수, 강창효, 정인교(이상 6승) 등이 관록을 앞세워 제 실력을 발휘한 덕분이다.

그 뒤를 2기(97승.15.2%)가 바짝 추격하고 11기(62승), 3기(53승)가 뒤를 따르고 있다. 역시 경정은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기수가 바로 14기 신인이다. 이들은 1년6개월의 긴 교육기간을 통해 모터정비와 경주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고 실전에 뛰어든 새내기들이다. 현재 30승(4.7%)을 합작했지만 다른 기수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경주 능력을 보여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14기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박원규(24세, B2등급)다. 현재 9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데뷔 첫 해부터 두 자리 승수는 물론 절대강자 심상철(7기, 35세, A1등급)이 신인시절 기록한 13승을 6년 만에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규는 승률 33.3%, 연대율 55.6%, 삼연대율 74.1%를 기록하며 14기 신인 가운데 가장 빠른 실전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승 순위는 김종민(2기) 곽현성, 김종목(이상 1기) 등과 함께 공동 11위다. 코스 이점을 활용한 1턴 전개력이 뛰어나 출전 경주마다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하는 것이 장점이다. 경정은 인코스가 유리한 것은 맞지만 스타트와 선회력이 약하면 가장 고전하는 곳도 인코스다. 박원규는 1코스에 4회 출전해 1위 3회, 2위 1회를 기록할 정도로 코스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고정환(5승), 이휘동(4승)도 실전경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재목으로 손꼽힌다. 훈련원 졸업경주 우승의 김성찬도 데뷔 첫 경주 플라잉(F), 복귀 첫 경주 실격에 발목을 잡혀 고전했지만 서서히 경주감각을 살려나가고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실전 경험을 통해 쌓인 관록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14기 신인들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4기는 실전경주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라 신인이지만 코스, 모터, 스타트, 훈련내용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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