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행 하늘길 끊겼다…슈틸리케호, 14일 카타르전 험난한 여정

입력 2017-06-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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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가 끊이질 않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훈련지인 UAE와 카타르의 갑작스러운 외교관계 단절로 인해 카타르 원정길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승점 3점 절실한데 아랍국가들 카타르와 단교
도하 직항편 취소…제3국 경유땐 컨디션 악재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쉽지 않은 여정을 보내고 있다. 7차전까지 4승1무2패(승점 13)로 A조 2위에 올라있지만, 선두 이란(5승2무·승점 17)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대신 3위 우즈베키스탄(4승3패·승점 12)의 추격은 매섭기만 하다.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카타르와의 8차전 원정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면, 이란(홈)∼우즈벡(원정)으로 이어질 나머지 여정은 훨씬 고달파질 수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조기소집 ▲현지적응 등을 통해 최상의 준비태세를 갖추려고 했다. 잘 풀리는 듯했다. 출퇴근 형식이었지만 유럽파가 일찌감치 합류해 몸을 만들었고, 3일 카타르에 인접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해 열흘짜리 캠프를 차렸다. UAE에선 이라크와 평가전도 치른다. ‘무더위에 적응하려고 굳이 무더위를 찾아갈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런데 돌발변수가 터졌다. 5일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예멘 등 수니파 중심의 아랍권 7개국이 전격적으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것이다. 카타르가 무슬림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 형제단’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시아파가 득세하는 이란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7개국은 자국 내 카타르 외교관의 철수를 명령했고, 카타르로 향하는 항공기와 선박 운항을 모두 중단시켰다.

당초 ‘슈틸리케호’는 10일 카타르 도하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러나 예약해둔 항공편이 취소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6일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했다. 경유 항공편을 급히 구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만 무스카트 경유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UAE 두바이에서 도하까지 직항으로 약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제3국을 거칠 수밖에 없게 됐다. 4∼5시간의 공항대기와 비행시간 등을 고려하면 선수단의 컨디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애써 마련한 UAE 캠프의 이점도 사라질 판이다.

“오직 축구에만 전념해도 부족할 판에 스포츠와 전혀 상관없는 중동의 외교문제 등 온갖 변수의 직격탄을 맞는 ‘슈틸리케호’가 정말 안타깝다”는 축구계의 푸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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