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장타 고갈’ 한화, 확실한 방향이 필요하다

입력 2017-06-08 14: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한화의 상징과도 같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매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홈런이었는데, 이제는 홈런은 고사하고 장타마저 실종된 상태다. “방망이로는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듯 타선에는 기복이 있게 마련이지만, 올 시즌 한화의 장타 관련 지표를 보면 분명 화끈함과는 거리가 있다. 7일까지 올 시즌 56경기에서 한화의 팀 타율은 0.281(1971타수553안타)로 5위다. 그러나 안타수가 아무리 많아도 득점하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다. 리그 8위의 팀 득점(251점)은 지금 한화의 팀 성적(23승33패·9위)과 궤를 같이한다. 또 553개의 안타 중 장타(139개, 2~3루타·홈런)의 비율이 25.14%에 불과한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한화의 장타 고갈, 어느 정도인가

한화의 장타율(0.394)과 홈런(39개)은 리그 8위다. 장타수(139개)는 9위다. 타점 8위(234타점)의 성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도 아쉽다. 상대 투수로 하여금 위압감을 주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화와 견줘 안타수가 적은 5개팀(NC·삼성·SK·kt·LG) 가운데 3개팀(NC·삼성·SK)이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520안타로 310득점을 올린 SK가 좋은 예다. SK는 520안타 가운데 장타 비율이 35.96%(187개)에 달한다. 한 해설위원은 “4~5명의 타자가 연달아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량득점을 위해선 일발장타가 필요하다”며 “한화는 그 부분이 부족하다.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타와 득점 부문 최하위 LG(514안타·241득점)는 팀 방어율 1위(3.41)의 투수력으로 이를 상쇄하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팀 방어율이 4.63으로 리그 6위다. 강력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팀이 아니기에 저득점으로 승리를 따내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주자를 모아놓고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 2사 후 분위기 반전이 어렵다

문제는 2아웃 이후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추가되면 공격이 끝나는 상황에서 단타만으로는 득점하기 쉽지 않다. 일발장타로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한다. 2사 후 장타가 갖는 의미가 큰 이유다. 한화는 2아웃 이후 장타수(35개)와 장타율(0.349), 홈런(8개) 모두 최하위(10위)다. 2사 1루와 같은 득점 확률이 다소 낮은 상황에서 일발장타로 점수를 뽑아내면 상대 입장에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데, 한화 타자들은 그만한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2아웃 이후 36홈런 포함 총 66개의 장타를 발사한 SK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특히 3일 대전 SK전부터 7일 광주 KIA전까지 3연패 기간에 기록한 장타수는 총 6개(1홈런·2루타 5개)가 전부다. 이 기간 팀 타율(0.228·101타수23안타)과 득점(6점)도 최하위다.


● 반전 카드는 있나


단기간에 홈런 수를 늘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득점력을 높이기 위한 확실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 홈구장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넓은 외야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가 대표적인 예다. “20홈런을 친 타자가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보다 장타율이 높을 수 있다”는 한 전직 감독의 말을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3루타만 늘려도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