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패배만큼 아쉬운 김재윤의 ‘0’ 행진 마감

입력 2017-06-08 18:2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등판해 역전을 허용한 kt 김재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본인에겐 부담이 됐을지 몰라도 팀 전체로 봤을 땐 힘이 되는 기록이었죠…”

kt는 7일 수원 LG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6회말까지 7-4로 앞서던 경기를 7회 2실점, 9회 5실점하며 안방에서 상대의 환호를 지켜봐야했다.

다음날 만난 kt 김진욱 감독 역시 전날 패배를 아쉬워했다. 그런데 역전패보다 마음이 쓰인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마무리투수 김재윤(27)의 ‘방어율 0’ 행진 마감이었다. 김재윤은 7일 경기 전까지 18경기에서 15.2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으로 1승 12세이브를 달리던 중이었다. 전문 마무리로 변신한 첫 해 성적도 화제였지만, 무엇보다 방어율이 0.00이라는 점이 최대 이슈였다. 그러나 제로 행진은 김재윤의 19번째 등판에서 끝나고 말았다. 이날 김재윤은 9회 6-5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5안타 5실점이라는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8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제자의 구위를 언급하기 보단 그간 계속됐을 마음고생에 시선을 뒀다. 김 감독은 “사실 무자책 행진 자체는 본인에겐 부담이 됐을지 몰라도 팀 전체로 봤을 땐 힘이 되는 기록이었다. 그러한 기록을 이어간다는 점만으로도 덕아웃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혹시나 제자가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오늘 김재윤 표정이 궁금해 직접 마주하니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더라. 오늘도 나갈 수 있겠냐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라”며 대견해하기도 했다. 비록 0의 행진은 끝이 났지만, 사제지간의 훈훈한 장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